현재 인수합병(M&A)에 가장 적극적인 회사는 싱귤러와이어리스(2위)와 AT&T와이어리스(3위)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AT&T와이어리스는 싱귤러와이어리스와 보이스스트림와이어리스(6위) 등과 M&A를 위한 물밑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역으로 싱귤러와이어리스도 AT&T와이어리스와 보이스스트림 와이어리스 등과 M&A를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 참조
또 5위 업체 넥스텔커뮤니케이션스도 최근 AT&T와이어리스와 ‘한 살림을 차리기로 약속했다(약혼했다)’는 소문이 최근 월가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1위 업체 버라이존와이어리스도 M&A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마디로 6개 이통사업자들이 모두 자의든 타의든 M&A 논의에 휘말려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움직임 가운데 싱귤러와이어리스와 AT&T와이어리스간의 M&A 논의는 6개 이통사업자들이 난립한 미국 이통업계에 본격적인 M&A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시키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미국 이통업계 2∼3위를 달리고 있는 싱귤러와이어리스와 AT&T와이어리스가 합병에 성공할 경우 단숨에 1위인 버라이존와이어리스를 제치고 미국 최대 이통업체로 부상한다는 설명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이들이 확보한 이통가입자는 싱귤러 2180만명, AT&T 2140만명 선인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양사 가입자를 합칠 경우 시장점유율이 약 33%(미국 총 이통가입자수 1억3000만명)까지 뛰어올라 1위 업체인 버라이존의 약 23%(가입자수 2960만명)보다 10% 정도 높아진다.
양사는 또 합병이 이뤄지면 매출증가 등 가시적인 성과 외에도 중장기적으로 3세대(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들어가는 장비구입 및 광고 등 마케팅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통 컨설팅 회사 쇼스텍그룹의 CEO 제인 즈웨이그 등 전문가들은 90년대 시분할다중접속(TDMA) 기술을 채택해 2G 이통망을 건설한 공통점이 있는 양사의 제휴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양사도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근 꾸준하게 협력관계를 확대해왔다. 특히 올해 초 미국 중서부 지역 고속도로 약 3000마일에 건설하기로 한 통신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공동 부담하기로 합의한 것을 계기로 M&A를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제휴방안을 놓고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주변여건을 종합하면 “(양사간 합병협상은) 이제 시작이 아니라 벌써 반환점을 돌아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보다는 가능성이 낮지만 싱귤러와이어리스와 보이스스트림도 최근 차세대 이통 네트워크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M&A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들 두 회사는 모두 유럽형이동전화(GSM)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도 M&A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또 버지니아주에 있는 넥스텔은 최근 AT&T와이어리스와 스프린트 두 회사로부터 M&A를 위한 ‘러브콜’을 집중적으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는 미 1∼2위 이통업체들간 M&A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한마디로 미국 이통업계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0’ 상태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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