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가전 유통 전략 공격이냐, 내실이냐.

 ‘공격이냐, 내실이냐.’

 삼성과 LG의 대표적인 유통채널인 리빙프라자와 하이프라자의 마케팅 전략이 서로 엇갈려 이의 성패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리빙프라자는 실속 위주의 내실경영을 강조하는 데 반해 LG전자 하이프라자는 과감한 출점전략을 통한 공격경영을 표방해 주목된다.

 ◇하이프라자 ‘공격 앞으로’=LG전자는 올해 2월 대형 전문점 하이프라자를 흡수통합한 이후 공격적인 출점에 나서고 있다. 140여개의 매장수를 올해안에 200개까지 늘리고 200평 이상의 대형 평수로 확장키로 했다. 신규매장도 200∼300평의 전용면적을 확보해 소형가전에서 대형, 디지털 가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전제품을 전시해 원스톱쇼핑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매장 직원도 판매와 서비스뿐 아니라 가전제품에 관한 모든 전문지식을 갖춘 ‘구매 도우미’로 전문화해 다른 유통점과 차별화하기로 했다. 이 같은 목표가 착실히 이행된다면 LG전자는 전국 주요 상권에 하이프라자의 간판을 달 수 있게 된다.

 이경지 사장은 “당분간 공격적인 출점전략은 계속될 것”이라며 “전국 상권을 커버할 수 있는 매장수와 매장 대형화, 서비스 차별화에 승부수를 던진다면 가전유통 시장의 주도권을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LG전자의 대리점 경쟁력을 위해 다양한 사업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덧붙였다.

 ◇리빙프라자 ‘내실경영이 최우선’=삼성전자 리빙프라자는 직영점 출점을 지양하고 내실 경영에 치중한다는 입장이다. 그 동안 리빙프라자는 지난 95년 1호점을 오픈한 이후 97년 40개, 98년 90개, 99년 150개, 2000년 200개 등으로 꾸준히 확장해 왔으며 현재 전국에 220개의 직영점을 두고 있다.

 이민우 상무는 “전국 대부분의 상권에는 리빙프라자가 모두 출점돼 있는 상황”이라며 “출점보다는 상품기획이나 고급화 등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앞으로 매장수를 늘리기보다는 홈시어터, 디지털TV 등 고급 디지털 가전을 집중 전시해 명품관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원스톱쇼핑이 가능하고 서비스와 교육장, 매장을 동시에 갖춘 ‘파워센터’의 비중을 늘려 나가기로 했다. 직영점을 늘리기보다는 현재의 매장을 고급화해 승부수를 던지는 것이 매장 집객력은 물론 매출증대에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배경과 분석=하이프라자와 리빙프라자는 외환(IMF)위기를 겪으면서 자체 경쟁력을 상실한 전속 유통점들이 사라지자 해당지역의 상권 공백을 메우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됐다. 여기에 날로 급부상하는 신유통 채널과의 가격 주도권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공격적인 출점전략에 나섰다. 이 전략은 결국 맞아 떨어져 전속점 매출이 전체의 40% 이상에 달해 유통망 중에서는 가장 비중이 높다.

 하지만 전속점의 비중이 커지면서 불거진 고민이 기존 대리점과의 미묘한 관계였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대리점의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대리점 경쟁력을 위해 통폐합이나 전문화, 전속점 위주로 유통망체제 재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과 LG의 전속점 전략이 엇갈리는 이유도 여기에서 연유한다. 한마디로 삼성은 이미 전속점이 대리점에 버금가는 상권을 잡았다고 보는데 반해 LG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날로 경쟁력이 없어지는 대리점과 상대적으로 입지가 커진 전속점을 바라보는 입장에 다소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과연 삼성의 내실 위주의 보수경영과 LG의 공격경영이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올지 업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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