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DC·전자신문 제휴-IT마켓뷰]일본 SHD시장 분석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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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인 선/한국IDC 하드웨어 리서치 그룹 연구원

 

 지난해 일본 지능형 휴대단말기(SHD:Smart Handheld Device) 시장은 12억달러 규모를 형성했으며 앞으로도 일반 휴대단말기(HD)를 중심으로 연평균 16% 성장, 오는 2006년에는 현재의 2배에 달하는 26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버티컬 애플리케이션 단말기(VAD:Vertical Application Device) 시장을 제외하면 수량면에서는 4.5배, 매출에서는 6배에 달하는 규모다. 컨버지드 휴대단말기(CHD:Converged Handheld Device)가 전체 SHD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휴대폰으로 동일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 이런 휴대폰이 연간 4000만대의 거대 시장을 형성하면서 이 시장 수요를 잠식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CHD는 교세라의 데이터스코프(DataScope) 한 기종에 지나지 않으며 향후에도 시장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일본 SHD 시장 내에서 HD, 그 중에서도 전체 판매량의 84%를 차지하는 펜기반 HD(Pen-based Handheld Device) 제품의 중요성을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본고에서는 다음과 같은 IDC SHD 시장 조사 분류 체계에 따라 일본의 펜기반 HD 시장만을 분석하기로 한다. 그림1, 표2참조

 

 <> 표 1: IDC Smart Handheld Device 제품 분류 (일본 유통 제품 중심)

 

 2001년 일본의 펜기반 HD 시장은 버그 문제로 인한 신제품 출시 연기와 소비자 시장의 침체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100만대 규모에 이르지 못했다. 그러나 컴팩의 아이팩과 도시바의 제니오(GENIO) 같은 포켓PC 제품 증가와 팜·소니의 성공적인 프로모션으로 인해 수량면에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연말에 주로 이루어진 이 프로모션의 덕택으로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전체 판매의 90% 이상이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 몇년간 많은 회사들이 수요처 정보관리를 위해 기업 CRM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기업 시장에서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경험 부족과 새로운 단말기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펜기반 HD의 도입 계획부터 실제 운용까지 6∼8개월이 소요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도입 이전에 소규모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미리 효용성과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을 시험하고 평가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2001년과 2002년 상반기 기업시장에서 도입되는 물량들이 2002년 하반기에는 대규모 수요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IDC 역시 업체들의 대대적인 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02년 하반기부터는 기업 시장으로의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운용체계(OS)별로 제품 전망을 들여다 보면 아래와 같다.

 ◇자우루스(Zaurus)=다양한 제품 라인업과 ‘MI-E1’과 같은 인기 상품의 꾸준한 판매로 샤프의 자우루스는 2001년 44%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샤프가 해외 진출에 주력하면서 자우루스의 입지는 차츰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샤프는 해외 수출용으로 리눅스나 자바를 기반으로 한 OS를 채택하여 개발하고 있으며 우리 나라에도 올해 리눅스 탑재 제품이 소개된 바 있다.

 ◇팜OS=소니·팜·핸드스프링·IBM·핸드이라가 사용하고 있는 팜OS는 단순한 기능, 사용의 용이성, 뛰어난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전체 시장의 36%를 점유했다. 지속적인 가격 인하와 소니 클리에의 인기 상승으로 향후 시장 내에서 팜OS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켓PC=컴팩의 아이팩과 도시바의 제니오로 대표되는 포켓PC 제품군은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며 윈CE를 합쳐 2001년 1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잇단 신제품 발매 연기와 하반기 소비자 시장의 침체로 말미암아 예상만큼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기업 시장에서의 포켓PC 선호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으며 2002년 하반기부터 신제품도 속속 출시될 것으로 예상돼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는 업체들의 동향과 제품을 분석해보자.

 ◇샤프=2001년 샤프는 전년 대비 42% 판매 증가를 보이며 4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LCD 패드 ‘위즈(wiz)’의 생산중단으로 유통모델 수가 감소했으나 지난 2000년 12월에 출시된 자우루스 MI-E1 시리즈가 2001년 1분기에 시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며 업계 1위 자리를 사수했다. 또 하반기에는 멀티미디어와 통신기능이 강화된 ‘MI-E21’과 비즈니스 유저를 대상으로 한 ‘MI-L1’의 수요가 증가했으며 젊은 층을 겨냥한 ‘아이게티(I-geti)’ 역시 연간 꾸준한 판매고를 유지했다.

 샤프는 일본 내수 시장에 의존율이 높은 자우루스에서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주로 미국 시장을 대상으로 리눅스와 자바 플랫폼 기반에서 작동하는 제품 판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 전세계적 차원에서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 2002년 여름 출시를 목표로 NTT도코모의 3세대(3G) 이동전화 단말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제품의 판매를 내수 시장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시장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샤프는 휴대폰과 자우루스와 같은 단말기 개발뿐만 아니라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다른 네트워크에의 무선 접속 기능을 강화시키는 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소니=모델의 다양화와 기술 개발로 소니는 제품이 대부분 고가임에도 불구, 2001년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여타의 경쟁사가 무선통신 기능 개선에 치중한 반면 소니는 일반 소비자에 초점을 맞춰 메모리 스틱과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를 통해 타사와의 차별성을 부여하고 있다. ‘PEG-T400’과 ‘PEG-T600C’는 경박단소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어 다른 팜OS 단말기의 가격 인하 공세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판매가 증가했다. 전체 판매의 20% 정도가 소니의 온라인 숍인 ‘소니 스타일’을 통해 선주문 형태로 판매됐으며 소니는 이를 통해 생산에서 공급까지의 리드 타임을 단축하여 재고량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자사의 ‘PDA 스타일’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점차 기업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 가시화되면서 소니의 기업 시장 진출설이 대두되고 있지만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경험 부족으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현 상황에서는 이 시장으로의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팜컴퓨팅=2001년 하반기 이후 팜은 제품 가격을 1만5000엔 정도까지 인하, 전년과 비슷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12%의 시장 점유율을 보였다. 초보 사용자를 위한 m100과 10월 이후 일본어판 ‘Document To Go 4’와 16Mb SD 카드를 기본 번들로 제공하기 시작한 m500이 일본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다. 팜은 전자수첩과의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PIM 외에도 팜의 이런 기존 PC 애플리케이션과의 연동 기능의 유용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 사용자를 위해서는 한자 표시, 일본어 전환과 함께 멀티미디어 카드를 이용한 다양한 외국어 사전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팜컴퓨팅은 기업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며 사용자 확인과 트래픽 보안과 같은 기업용 솔루션 개발을 RSA 데이터 시큐리티와 협력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이미 파이저제약이 2000명 영업사원들의 고객 정보 관리용으로 이러한 솔루션을 탑재한 팜의 단말기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일본의 직업 학교인 TAC에서도 팜을 통해 아일링스(Ilinx)의 웹브라우저인 지노(Xiino)를 사용한 e러닝 시스템 ‘Xiino Learning’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적어도 1년 내에 불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일반 소비자 시장에서 수요증가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와 달리 기업 수요는 점진적인 성장을 계속하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 펜기반 휴대단말기 시장은 2006년에 40%의 연평균 성장률로 성장, 14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연간 성장률이 44∼46%에 이르는 2003년과 2004년에 시장성장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휴대폰과 같은 무선 통신 기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이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휴대단말기의 네트워크 접속과 다른 기기와의 상호 연결성을 개선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의 표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