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성장을 거듭하던 백신 시장에 제동이 걸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철수연구소·하우리·시만텍코리아·한국트렌드마이크로 등 주요 백신업체의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백신 시장이 매년 50% 이상 꾸준히 확대돼온 것과 비교해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되던 ‘백신 시장 포화론’이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또 지난해에 비해 50∼100% 정도 높게 잡은 각 백신업체의 올해 매출목표가 대폭 수정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는 올상반기 약 13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 회사의 작년 상반기 매출은 121억원으로 한자릿수 미만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 회사는 매년 100% 정도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매출목표를 410억원으로 세웠었다.
하우리(대표 권석철)의 상반기 예상매출은 23억원으로 작년 동기 24억원에 비해 약간 줄어들었다. 하우리의 올해 매출목표는 작년 매출 63억원에 비해 100% 가까이 늘어난 120억원이다.
외국계 백신업체인 시만텍코리아(대표 최원식)와 한국트렌드마이크로(대표 박기헌)도 아직 정확한 상반기 매출 집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작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약간 낮아질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 상반기 예상 밖의 부진에 대해 김철수 안철수연구소 부사장은 “어느 정도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는 대기업 시장은 업체간 경쟁으로 재계약 비용이 떨어졌으며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은 전산 투자가 줄어들며 백신 수요도 덩달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미 편성해 놓은 예산이 집행되는 4분기에는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백신 업체들은 특히 99년부터 매년 있어온 불법복제 단속이 올해는 이뤄지지 않은 것이 결정적인 매출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한다. 권석철 하우리 사장은 “소프트웨어 시장의 특성상 하반기에 매출이 집중되지만 최근 2년 동안은 불법복제 특수로 인해 2분기 매출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였다”며 “다른 소프트웨어와 달리 백신은 매년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올해 불법복제 단속이 없어 예상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좁쌀보다 작은 통합 반도체'…TI, 극초소형 MCU 출시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단독민주당 '과학기술정보통신AI부' 설립·부총리급 격상 추진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7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8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9
제주도에 AI 특화 데이터센터 들어선다…바로AI, 구축 시동
-
10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