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컴 사태 초읽기 `우려 증폭`

미국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을 차지하는 월드컴이 대규모 회계부정 및 주가폭락으로 파산에 직면하면서 인터넷 서비스의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P에 따르면 자구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존 시지모어 월드컴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은 월드컴이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드컴이 파산할 경우 전세계에 걸쳐 인터넷 중단사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월드컴 산하 인터넷 백본망 운영업체인 UU넷이 미국내 e메일의 70%, 해외에서 전송되는 e메일의 절반을 포함해 미국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 이상을 처리하고 있으며 유럽 KPN퀘스트와 협력해 유럽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 이상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수천개 기업이 월드컴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으며 미 국방부와 국무부도 월드컴 고객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월드컴이 파산할 경우 인터넷이 중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시장조사업체인 양키그룹의 애널리스트 에일린 이스트먼은 “다른 기업들이 월드컴 사업을 떠맡게 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서비스 단절이 생길지 모른다”며 “월드컴은 회계문제를 깨끗하게 해소하고 즉각 신용회복 계획을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IT 애널리스트들은 월드컴이 파산하더라도 인터넷이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기가인포메이션그룹의 애널리스트 조엘 야프는 “인터넷은 융통성이 높아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 역시 “UU넷은 월드컴에 있어 보석같은 존재로 월드컴이 이를 폐쇄하는 사태를 상상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월드컴이 파산할 경우 미 정부가 개입해 인터넷 중단사태를 막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인터넷 분과위 소속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마이클 파월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에게 월드컴 파산에 대비해 고객들이 서비스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비상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따라서 인터넷 중단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월드컴의 시지모어 CEO는 회계 스캔들과 관계없이 자사와 자사 서비스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안보국이 월드컴의 서비스 상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월드컴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관계없이 UU넷은 운영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UU넷 네트워크가 중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단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통신업체 재팬텔레콤은 월드컴의 인터넷 트래픽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 월드컴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회사 윌리엄 모로 사장은 “월드컴은 거대 회사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중인 것은 분명하지만 현단계에서는 고객과 신뢰관계가 더 중요하다”면서 서비스 업체를 교체할 뜻을 비쳤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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