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통신장비株

 주요 수요처의 하반기 투자 계획에 따라 통신장비 업체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동전화단말기 수출 호조로 올해 정보통신시설 투자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4000억원으로 결정한 반면 KT, SK텔레콤 등 유무선 통신서비스 업체들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시설투자 축소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동전화단말기 부품업체들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무선기지국 장비, ADSL. 케이블모뎀 제조업체들은 수익성 개선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구미공장 휴대폰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올해말까지 2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연간 생산규모를 3600만대에서 5000만대로 높일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이미 전세계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한 데다 앞으로도 연평균 30%가 넘는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인탑스, 유일전자, 피앤텔, KH바텍, 한성엘컴텍 등 이동전화단말기 부품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반해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하반기 투자는 상반기에 비해 많게는 3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관련 장비업체들의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부문별로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의 투자축소는 케이엠더블유, 에이스테크놀로지, 기산텔레콤, 단암전자통신 등 무선기지국 장비업체와 삼성전자에 무선통신장비를 납품하는 에스피컴텍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유선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의 투자축소는 ADSL, 케이블모뎀 제조업체인 단암전자통신, 웰링크, 이스텔시스템, 삼우통신공업 등의 수익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들 업체는 이미 장기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투자 축소 계획은 관련업체의 목을 옥죄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상용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관련 장비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정도는 심해질 것”이라며 “이들 업체는 이미 경쟁 심화로 단가가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이어서 투자축소는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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