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현미경을 이용한 극미세 가공의 걸림돌이었던 속도를 크게 향상시키는 기술이 개발돼 나노급 반도체 제작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과학기술부 21세기프런티어사업단인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단장 이조원)의 이해원 교수(한양대 화학과)팀은 원자현미경의 미세가공공정 속도를 종전보다 100배 이상 향상시킨 고감도 분자막 레지스트를 개발하고 이 위에 초당 2㎜의 속도로 45㎚선폭의 패턴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순수한 실리콘 기판만을 사용했을 때 초당 수∼수십㎛에 그쳤던 원자현미경의 가공속도에 비해 100배 이상 향상시킨 것으로 원자현미경을 이용한 미세가공기술이 실제 공정에 적용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미세가공의 효율성 증대와 패턴의 질적향상을 위해 실리콘 기판을 가공하기에 앞서 고분자 및 단분자 등 여러가지 유기물질을 자기조립법이나 회전도포법 등으로 도포, 이같은 속도로 극미세 패턴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원자현미경을 이용한 미세가공기술은 광미세가공에 비해 훨씬 더 미세한 고해상도의 패턴을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직접 기록방식에 의한 속도의 한계로 인해 대면적이나 양산을 목표로 하는 실공정에는 적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응용하면 세계적인 연구개발 추세인 분자전자, 양자점 및 양자선, 탄소나노튜브의 선택적 고정화 및 분자전선의 연결, 다층나노입자의 성장제어 등 수십 나노미터 크기 이하의 나노구조물을 빠르게 형성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광미세 가공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반도체 공정은 130∼180㎚ 정도의 선폭을 가지며 100㎚를 돌파하는 것은 중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비해 원자현미경은 수십㎚의 패턴을 쉽게 형성할 수 있으며 이번에 개발된 기술로 조건을 최적화할 경우 20㎚ 이하의 패턴도 빠르게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원자현미경의 탐침과 기판표면 사이에 걸어주는 전압 및 펄스 제어장치를 자체 개발해 국내특허 5건 및 국제특허 1건을 출원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결과는 학술지인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Applied Physics Letters)’지 7월 1일자에 소개되는 등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이해원 교수는 “공정과 잘 조화를 이루는 분자막 레지스트를 개발함으로써 원자현미경의 해상도와 가공속도가 크게 향상됐다”며 “원자현미경을 이용한 극미세 가공기술을 대면적 공정에 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줬다”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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