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오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사장 doshin@ktnet.co.kr>
월드컵 4강의 환호 속에 찾아온 미국 월가의 위기가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월드컵 신화는 축구계의 오랜 관행을 타파하고 원칙과 기본에 따른 히딩크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축구 후진국을 세계 중심으로 올려 놓았는데 반해, 모범사례로 추앙받던 미국 경제는 주식 시장의 거품 붕괴 후에 끝없이 드러나는 기업의 비리로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
엔론사태가 터졌을 때만 해도 몇몇 부도덕한 경영자와 회계사들의 비리로 한정했지만 타이코인터내셔널의 세금포탈, 메릴린치 애널리스트의 보고서 조작 등의 사건들이 계속 밝혀지면서 미국 경제는 근본적인 신뢰 상실에 직면하게 됐다. 이렇게 허약해진 상태에서 미국 제2위 장거리 전화회사인 월드컴의 38억달러에 이르는 회계장부 조작이 결정타가 돼 전세계적인 경제 충격으로 파급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부정행위들에서 두 가지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첫째는 닷컴 열기 속에서 주식시장의 거품에 편승해 본연의 사업보다 자본이익만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최첨단의 정보시스템이 있더라도 운영 메카니즘과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IMF 이후 미국을 좇아 유행처럼 정보시스템 투자를 하기에 바빴던 우리로서는 정보화의 거품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ERP, 지식경영, e비즈니스, CRM, SCM 등 유행을 따라 도입만 하고 사람들을 바꾸고 기업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다음 단계는 소홀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곤 이들 기업은 한결 같이 정보화가 ‘돈 먹는 하마’라는 불만을 토로한다.
850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우리나라의 정보 인프라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잘 보여준다. 축구로 비유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잔디 구장과 우수 인재들을 많이 가진 셈이다. 그렇다면 정보화 시대의 4강을 위해서는 무엇이 더 필요할까. 16강이라는 명확한 목표와 비전 제시,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만 있다면 언제든지 세계 초일류가 될 수 있음을 직접 보았다. 마찬가지로 정보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들 역시 CEO가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을 혁신한다면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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