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결산>IT월드컵 이렇게 했냈다

 ‘IT 월드컵은 우승!’

 30일간의 축구혈전을 마친 2002 한일 월드컵을 두고 평하는 국내외의 목소리다. 한국의 태극전사들이 세계를 놀래키는 기량을 넋잃고 바라보던 외국인들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한국의 각종 첨단 IT기술을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한국이 월드컵을 맞아 앞선 IT기술을 효과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전세계 언론에 ‘IT월드컵’이라는 단어가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IT월드컵의 성공은 초고속인터넷 등 탄탄한 국내 IT인프라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여기에 정부가 ‘IT월드컵’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 체계적으로 준비한 결과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히딩크 감독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한국팀 선수들처럼 국내 정보통신 기업들이 정부의 방침에 맞춰 자사의 첨단기술과 서비스를 적극 홍보한 월드컵 마케팅이 더욱 상승효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 월드컵이 끝난 지난달 30일까지 밤낮 없이 준비해온 정부, 조직위, 업계의 ‘IT월드컵 3위일체 작업’이었다.

 ◇감독/정부

 2002 월드컵은 우리나라와 우리 상품의 이미지를 한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20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기회. 따라서 정부는 이 기회를 후회로 남기지 않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축구에서 승승장구한 한국팀에 비하면 정부는 전체적인 전략을 수립한 히딩크감독에 비유된다.

 정보통신부는 첨단 IMT2000 서비스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손 안의 월드컵’을 구현, 전세계에 국내 IT력을 홍보한다는 계획 아래 월드컵 IMT2000 서비스 홍보전담반을 구성, 홍보 아이템 발굴 및 추진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왔다. 또 월드컵 기간에 아시아IT장관회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정보통신회의, 한·중 정보통신협력회의, CDMA CEO포럼 등 정보통신 분야의 국제회의를 집중적으로 열어 IT월드컵 열기를 고조시켰다.

 이와 함께 월드컵 기간 중 방한하는 외국인의 동선에 따라 입국전·기내·숙소·경기관람 단계별 홍보전략도 수립하고 외국 관광객들이 인터넷을 통해 한국 관련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입국전 기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했다.

 공항에는 경기관련 정보와 교통 관광 숙박 쇼핑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이동통신 단말기 대여소를 운영하고 인천 김포 김해 제주 등 주요 공항에는 외국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초고속인터넷 장비를 갖췄다.

 또 대회 관계자, 기자를 비롯해 전세계 TV 시청자들에게 첨단 IT시설을 알리기 위해 프레스센터 경기장 등 관련시설에 최첨단 통신방송 및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와 함께 정보통신부와 KT가 월드컵 취재·보도를 위해 방한한 외국기자들을 대상으로 ‘IT 테마투어’를 실시하며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와 주문형비디오(VOD) 등 한국의 첨단기술을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코칭스패트/조직위

 정부의 전략을 입체화한 조직이 바로 월드컵 조직위원회다. 한국팀에 비유하자면 IT월드컵을 위한 코칭스태프인 셈이다. 월드컵조직위원회는 각종 문화행사를 통해 IT월드컵의 분위기에 초점을 맞췄다. 조직위원회는 월드컵 대회기간 중 전국 10개 개최도시를 중심으로 월드컵공식문화행사를 개최했다. 이에 따라 부산 등 지방 개최도시의 첫 경기에도 대회 개막을 축하하고 지역 문화이미지의 홍보를 위한 개막문화행사가 경기시작 70분 전부터 50분 전까지 약 20분간 개최도시별로 개최됐다.

 특히 조직위가 역량을 쏟아부은 부분은 월드컵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개막행사다. 조직위는 전문가들 조언을 듣고 개막식 프로그램을 준비한 기간이 9개월. 결국 조직위는 ‘한국이 IT강국이라는 점을 알리자’는 결론을 내렸고 행사 컨셉트를 IT에 맞췄다.

 최첨단 IT의 총화가 빚어낸 조화의 상생(相生)의 멀티미디어 퍼포먼스는 전세계 60억 축구팬들이 말로만 듣던 한국 IT기술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특히 둘째마당 ‘소통’에서는 새로운 멀티미디어로 떠오른 IMT2000을 손에 든 디지털 메신저 15명이 경기장 천장 부분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장관을 선보이자 본부석 좌측 프랑스 응원단을 비롯해 전 관중이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이어 셋째마당 ‘어울림’부터는 한국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PDP와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로 만든 디지털 조형물이 사물놀이패와 함께 등장했다.

 TFT LCD는 디지털퍼포먼스 부문에 80대, 디지털 조형물에 100대, 디지털 대형멀티비전에 252대 등 총 432대가 동원됐다.

 

 ◇선수/업계

 IT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 현장에서 뛴 선수는 바로 업체들이다.

 공식후원업체인 KT가 전국 5개 도시, 6곳에 월드컵 경기 단체관람과 첨단 IT를 체험할 수 있는 ‘KT플라자’를 마련했다. 서울 코엑스 옥외광장, 상암동 월드컵공원, 부산 해운대, 대전 엑스포 공원광장, 광주 상무시민공원, 제주 서귀포 천지연폭포가 그곳. 월드컵 기간 동안 KT플라자는 ‘IT월드컵’을 표방하는 대표적인 월드컵 명소로 자리잡았다. 서울 코엑스와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는 매일 4000명 가량의 내외국인들이 다녀갔다. 또 독일 ZDF, 중국 신화사통신 등 하루 평균 10개 해외 언론사들이 이곳에서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LG전자는 월드컵 기간 중 세계적인 언론사 12곳의 IT전문 기자단과 해외 전문 애널리스트 5명을 안양연구소로 초청, 자사의 사업현황과 비동기 IMT2000 등 첨단 IT 신제품과 기술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비동기 IMT2000 사업자인 KT아이컴과 이번 월드컵 개막식에서 비동기 IMT2000 시스템과 단말기를 이용한 비동기 IMT2000 시연서비스를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첨단 디스플레이를 활용, 인천·김포공항과 신라·웨스틴조선·롯데호텔 등에 총 147대의 고화질 디지털TV를 설치해 월드컵 경기와 한국의 IT발전상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F는 동영상과 영상메일을 지원하는 단말기 8000대와 9900대를 각각 지원하는 등 총 2만663대를 인천·김해·제주공항과 조선호텔·워커힐·리츠칼튼 등 주요 호텔의 대여소에 공급, 이를 필요로 하는 외국인들에게 대여했다.

 KT아이콤은 비동기식 3세대 이동통신인 W-CDMA를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공원과 부산·광주·대전·대구·인천 등에서 시연서비스를 시작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