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업계 `어수선`

 선발사업자들의 불안한 행보가 잇따라 노출됨에 따라 인터넷전화 업계가 어수선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앳폰텔레콤의 대표이사 교체에 이은 서비스중단 사태 이후 새롬기술도 오상수 전 사장의 컴백과정에서 갖가지 의혹이 제기돼 인터넷전화 업체들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또한 70여개 사업자가 난립한 가운데 인터넷전화를 일반 전화망으로 연결시켜주는 하나로통신이나 KT·SK텔링크 등에 대한 크고 작은 통화료 체납사태도 끊이지 않아 인터넷전화 사업이 중소벤처기업의 사업영역으로 적합한지 여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체들의 불안한 행보=갑작스럽게 진행된 오상수 전 새롬기술 사장의 컴백과정에서 몇가지 악재가 터져나왔다. 한 사장의 사퇴배경으로 1분기 52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매출 61억원)과 파산사태까지 갔던 미국 다이얼패드사에 대한 자금지원 여부를 놓고 벌어진 갈등설 등이 제기된 것이다. 인터넷전화의 대명사격인 새롬기술의 갈지자 행보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보다 2주 앞서 시작된 앳폰텔레콤의 서비스중단 사태는 창업주의 갑작스러운 경영일선 복귀라는 점과 (지난 2000년 폰투폰 형태의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고 최다 유료가입자를 확보한) 선도사업자였다는 점에서 새롬기술과 닮은 꼴이다. 앳폰텔레콤의 이종석 사장은 지난 4월 한재민 전 사장의 사임에 이어 컴백, 적자에 허덕이던 앳폰의 재기를 노렸지만 모기업 디지텔의 부도와 함께 동반 몰락, 서비스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서비스중단 2주째를 맞는 앳폰텔레콤은 서비스 재개에 대한 약속을 두 번이나 어기고 있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인터넷전화 업계의 대표업체인 이들 두 회사가 어려움을 겪는 이유를 통신시장의 구조적 한계에서 찾는 견해가 힘을 얻고 있다. 인터넷전화는 데이터와 음성을 하나의 망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신망 진화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통신망을 갖추지 못한 별정사업자들이 수익을 창출할 만한 모델인지는 아직 의문이다. 서비스 원가구조가 취약하기 때문. 현재 대부분 별정사업자로서 KT나 하나로 등을 통해서만 일반전화망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업체들은 이용자약관(하나로는 별도로 마련)에 따라 접속료를 납부한다. 3분당 39원인 통화요금을 고스란히 납부해야 하는 것. 따라서 시내전화와 이동전화에 거는 요금을 수익원으로 삼는 업체는 없다. 대부분 시외전화나 국제전화 부분을 공략하기 때문에 소비자층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기업용 시장의 경우도 데이터망의 전송품질을 책임질 수 없는 별정사업자로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주도하는 시장의 한계도 있다. 현재 자본금이 각각 3억원, 30억원인 별정2호나 1호사업자들이 사업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통신서비스의 기본인 통화품질유지와 이용자보호 등을 해낼 수 있는 업체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상호접속이 허용돼 서비스원가를 낮춘다 해도 수십억원이 드는 상호접속을 위한 장비도입이 능력밖인 업체가 대부분이다.

 ◇개선방안=현재 자본금 3억원만 있으면 뛰어들 수 있는 인터넷전화 관련 별정사업자제도를 개선, 사업자격을 강화하고 수익구조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이러한 주장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인터넷전화 관련 규정은 2000년 이후 다듬어지지 않았다. 정통부와 관련업계는 4개월째 전담반과 과제수행을 통해 정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결론은 하반기에나 나올 전망이다. 정책은 역무재구분, 착신번호부여, 상호접속 허용, 사업자격 강화, 과금주체 등을 망라한 내용이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소비자 피해의 추가발생을 막기 위해 착신번호나 역무구분 문제와는 별도로 소비자보호를 위한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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