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 가족놀이 문화의 새물결

 ◆윤여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사장 yeo-eul.yoon@scek.co.kr



 콘솔(Console) 게임기로는 PlayStation2(이하 PS2)와 X박스, 게임큐브 등 다양한 게임기들이 있다. PS2만 해도 전세계적으로 3000만대 이상 보급되었다. 언론이나 광고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콘솔게임기를 알게 됐지만 아직도 국내의 많은 사람들은 콘솔게임(비디오게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 아마도 국내에서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달리 게임하면 PC게임, 온라인 게임을 연상하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한국게임산업개발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36% 성장한 1조3542억원이라고 한다. 또한 플랫폼 별로 아케이드 게임(오락실 게임)이 8% 성장한 5465억원, 온라인게임이 20% 성장한 3218억원, PC게임이 15% 성장한 2230억원, 콘솔게임이 1261% 성장한 2200억원, 모바일 게임이 200% 성장한 429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콘솔게임이 지난해보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온라인 게임이나 PC게임보다는 시장 규모가 작은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콘솔게임의 시장규모는 한국의 그것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61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중에서 콘솔게임의 규모는 209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케이드시장 다음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미국게임개발사협회(IDSA)에 따르면 2002년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에 출품한 게임 가운데 49%가 콘솔게임이라고 한다. 이렇게 국내, 해외 자료를 살펴보고 국내 상황을 비교해 보면 이제 첫걸음마를 뗀 한국에서의 비디오 콘솔게임의 성장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비디오 콘솔게임은 온라인 게임이 강세를 보이는 한국에서 새로운 가족 놀이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콘솔 게임기를 흔히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라고도 부른다. 이는 다른 게임과는 달리 손쉽게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PC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은 PC가 있는 공부방이나 PC방 등 다소 독립된 공간에서 이뤄진다. 아케이드게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콘솔게임은 온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TV와 연결해 사용하기 때문에 거실 등 열린 공간에서 이뤄진다.

 둘째, 온라인 게임은 네트워크 상에서 가상의 인물과 함께 게임을 하지만 결국은 PC를 통해 혼자서 게임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콘솔게임은 가정에서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 또는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설계, 제작되었다.

 셋째, 콘솔게임은 매우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이나 PC게임도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일부 특정한 타이틀에 인기가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콘솔게임은 적게는 1000여종, 많게는 수천종 이상 게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넷째, 콘솔게임은 온라인 게임의 역기능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부 온라인 게임은 게임 아이템의 습득을 위해 청소년이 폭력을 행사한다느니 원조교제를 한다느니, 또 아이템 거래를 위해 수백만원의 돈이 거래된다고 한다. 이는 네트워크 게임이 갖고 있는 극히 제한된 부작용일 수 있지만 여전히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콘솔게임은 가족 구성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기 이상의 역할을 한다. 다양한 종류의 소프트웨어는 가족 구성원 모두의 취향에 맞출 수 있으며 가족 모두가 함께 하고, 함께 모일 수 있게 하는 매개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콘솔게임을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라고 부른 이유를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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