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주제발표

◆정보통신 표준화 기대 효과

-정통부 김기원 산업기술 과장

정보통신 표준은 단말기, 서비스 장치, 서비스 망 등 각종 정보시스템이 유무선통신망으로 연결돼 다양한 형태의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용하는데 필요한 통신주체간 합의된 규약을 의미한다. 표준화 활동은 이러한 규약을 합리적으로 제정하고 활용하는 일련의 활동을 일컫는다.

 정보통신의 표준화가 이뤄지면 비용절감, 상호운용성 확보, 이식성 등이 가능해져 산업은 물론 사회문화의 전체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정통부는 세가지 입장에서 정보통신표준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첫째 산업발전 측면이다. 생산비용을 절감하며 시장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표준화를 시도한다는 점이다. 둘째 기술발전 효과다. 세계 첨단기술을 조기 도입해 확산시키며 전략기술분야의 세계 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 셋째 이용자 보호 측면이다. 표준화가 이뤄지면 이용자가 편리하게 단말기를 통해 첨단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저비용으로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정보통신 표준화는 정보화촉진법, 전기통신기본법, 전파법, 정보통신망법, 국가 표준기본법을 통해 이뤄진다. 정보통신 표준의 주체는 민간 주도의 단체 표준중심으로 제정되고 있으며 산업발전, 이용자 보호 등에 필요한 최소한에 대해서만 국가 표준으로 제정하고 있다. 이는 자칫 표준이 신기술 개발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 기인한다.

 올해 정보통신부는 IT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표준개발, 국가 정보화 촉진을 위한 표준화 추진, 국민복지와 통신망의 안정적 운용 및 공정경쟁을 위한 표준화작업 등 표준개발지원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 정보통신 표준 제정 보급 활성화, 정보통신 표준화 전문인력 양성, 민간 표준화단체 육성, 정보통신 국제 표준화 협력강화, 정보통신 산업체에 대한 시험·인증서비스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표준화 인력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의 기술력을 해외에서 적절한 표준으로 반영하려면 표준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현재 150여명의 표준전문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해외 각 포럼과 표준회의에서 적극 활동을 독려하며 나아가 기업과 연계한 표준활동을 다양하게 펼칠 계획이다. 정통부가 미래에 중요한 표준으로 삼고 있는 분야는 차세대 인터넷, e비즈니스 원천기술, 3·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기술이다. 개발단계부터 국제 표준을 고려한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정통부는 미래 정보통신 표준화전략으로 크게 각종 정보화기술관련 표준화로 사업의 효율적 기반, 핵심기술 표준화로 IT산업 경쟁력 강화, 국제 표준화 전문가 양성지원, 정보통신전략 표준화 포럼 선정, 네트워크 및 SW시험인증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IMT2000, 차세대 인터넷, 이동전화 입출력 단자 접속 표준 등의 경우처럼 다양한 성공사례를 만들어 미래 정보사회에 대비할 방침이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IT표준화 추진전략

-박기식 ETRI표준연구센터장 

표준화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우리사회가 정보사회로 변화하면서 온라인 기업은 물론 오프라인 기업까지도 표준화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표준화 과정에서는 네가지가 고려된다. 우선 표준화 범위, 표준의 구현정도, 표준의 적용방법, 표준화의 진행정도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해당 분야별로 국제표준, 지역표준, 단체표준, 기본표준, 기능표준, 이용자 표준, 시험규격, 강제표준, 권고표준, 초안, 표준, 권고안, 권고초안 등으로 다시 세분화된다.

 표준화 과정에는 해당 분야별로 전문가 집단이 각 포럼과 위원회 등에 소속돼 각국의 기술개발 현황과 입장을 고려해 표준화 작업을 진행한다. 대표적인 국제 표준화기구는 ISO/IEC, ITU-T/R, IETF 등이다. 이외에도 표준화를 위해 지역, 국가별, 각 연구 포럼별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표준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은 세계 시장의 환경변화 때문이다.

 WTO체제 출범과 더불어 세계가 하나의 국제 표준을 의무적으로 수용하도록 규정하면서 국제 표준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기술장벽 협정이 되지 않도록 각 국가별 표준이 글로벌체제 구축에 저해되지 않도록 국제 표준을 수용한다는 것이 기본원칙이다.

 이러한 환경변화로 인해 표준은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우위 확보수단으로, 표준선점은 기업의 생존문제로 부상했다. 기업과 국가는 총성 없는 표준경쟁을 치르고 있다. 이미 소니와 마쓰시타의 VCR경쟁, 컴퓨터 운용체계를 둘러싼 MS, 맥, 리눅스의 경쟁, 이동통신, 디지털TV, 차세대 인터넷을 둘러싼 양보없는 표준경쟁을 치른 바 있다.

 종전에 공식적인 표준화기구가 표준을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조직들이 표준화에 참여하면서 제조업체, 사업자의 수익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흐르고 있다. 공식 표준화활동이 강화되고 이중 큰 흐름을 유지하는 기술이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막강한 위력을 가진 각국, 기업의 표준안간 상호절충이 이뤄지기도 한다.

 표준화 과정은 표준화 회의뿐만 아니라 기업간 접촉, 전문가접촉 등 공식,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일어나고 있다. 기업체 역시 이 과정에 참여하면서 표준뿐만 아니라 홍보, 기술발전 방향, 시장 움직임을 감지하는 등 다방면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표준정립과 함께 신제품이 출시되는 현상도 일반화됐다. 표준과 제품출시가 동일한 시기에 일어나면서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졌다. 표준화 활동의 주체도 과거 국가, 정부 중심에서 민간의 참여가 늘어났다. 표준화 성공여부에 따라 시장규모가 결정되는 표준화 중심의 글로벌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우리기업의 표준화 추진전략은 미흡하다. 우선 CEO 인식전환이 요구된다. 표준화가 기업의 생존문제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CEO의 인식개선이 이뤄지면 표준화 전담부서, 전담인력 배치 등 조직적 대응이 가능해지며 기업의 역량과 세계적인 조류를 반영한 기술개발 선택이 가능해진다. 우리 기업의 현실에서는 M&A, 전략적 제휴, 연대를 통한 표준기술 확보도 고려해볼 만하다.

 

◆한국 정보통신 표준의 문제점과 발전방향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박재하 모토로라코리아 부사장

 국제표준 채택은 우리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특히 모든 것이 무선상에서 정보와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이동통신서비스에서의 표준화전략은 향후 한국의 이동통신시장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

우리나라는 그간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서비스 개시 20여년만에 무려 3000만명의 가입자 돌파, CDMA 상용화 성공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이동통신 네트워크 보유국가가 됐다.

이러한 외적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원천기술 개발, 세계 표준화작업은 등한시 해왔다. 원천기술 개발과 표준화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존재다. 이 둘의 결합이 이뤄질 때만이 이동통신 선진국 반열에 머무를 수 있다. 이 면에서 우리는 아직 불완전한 통신대국이다.

 이동통신에서의 표준은 규모의 경제 실현, 로열티의 경영, 호환성, 국제 및 지역로밍, 장비의 공유, 능률조정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추진된다.

 이동통신분야에서 표준은 지난 86년 비동기식(GSM-MAP)의 유럽표준, 92년 동기식(CDMA IS-95)의 북미 표준, 99년 3G표준화 과정의 역사를 갖고 있다. 국제 표준기구는 국제통신연합(ITU) 산하의 ITU-R에서 8개 연구반, 지역전파통신회의와 세계 정보통신표준회의 14개 연구반, 각 지역 표준회의에서 주도하고 있다.

 이동통신부문의 주요 특허는 에릭슨, 노키아, 모토로라, 퀄컴, 인터디지탈, NEC, 필립스, NTT, 마쓰시타, 알카텔 등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산업의 경우 퀄컴이 국내에서 사용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5.25%, 수출물량은 5.75%로 차등적용 중이다. 비동기 IMT2000의 경우는 협상에 따라 15∼19%의 로열티 지불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그간 세계 정보통신 혁명과 WTO 움직임에 따른 시의적절한 대응을 해왔다. 이 결과 정보통신시장 활성화를 꾀해 IMF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했고 미래 한국사회 발전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에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원천기술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1억달러 이상의 막대한 원천기술을 지불하고 있고 국제 표준화 과정에서 선진국이 34개 신기술을 제안하고 있는 반면 우리는 미흡한 실정이다. 나아가 ITU회의 참여 및 주도인력이 숫적으로 열세이며 참가한 일부 인력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익성이 2%에도 못미치는 한국은 OEM국가에서 탈피하기 어렵다.

 이동통신부문의 국제 표준화과정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이 모색돼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원천기술 확보다. 단순한 표준화 활동보다는 이공계 인력의 국가적 관리 제고, 국가 표준화를 위한 인력의 특별관리, 2006년 WRC회의 유치, 기업의 미래 표준 기술연구 강화에 세제해택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또 외국기업의 표준화 활동 지원 및 공동참여, 정부의 중장기 표준화 전략 지원정책 수립, 영어를 제2공용어로 하는 것도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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