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상 m.net 미디어마케팅국장
프로그램공급사업자(PP:방송채널사용사업자)에 대한 시청자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최근까지도 PP라 하면 적자사업 또는 아직도 사업성이 불투명한 사업분야라는 부정적 시각이 현존해왔다. 그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이 프로그램을 팔아도 사용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수신료 배분 시스템과 PP등록제로 인한 치열한 경쟁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유료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저항감이 아닐까 우려된다.
최근 방송위원회·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및 해당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홈페이지 민원란에 시청료 인상, 스크램블 시행, 채널변동에 대한 민원이 봇물처럼 폭증하고 있다. 한결같이 ‘이전에는 저가의 시청료로 유료방송을 보았는데 SO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상해 시청자의 가계살림에 어려움을 준다’는 내용이며 덧붙여 ‘서비스가 형편없다’고 한마디를 더하고 있다.
SO에서는 보급형 상품이 확산되면서 YTN·OCN·m.net·NTV 등 베이직 PP채널들이 종전에 중계유선을 보던 집에서 나오는 경우가 있다. YTN은 가시청자수가 700만명 정도, OCN·m.net·NTV채널은 500만명을 넘는 수준이지만 시청자들의 유료방송에 대한 인식은 매우 냉담한 것이 현실이다.
“난 지상파만 보면 돼. 추가로 들어오는 채널에 대해서는 난 보고 싶지도 않고 원래 방송은 무료잖아. 방송사는 광고수입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아직까지도 시청자들은 방송에 대한 무료인식이 강해 SO는 보급형 채널에 무료채널 위주로 편성해 가격인상을 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하고 있다. 즉 홈쇼핑채널이나 공공채널 위주로 편성해 시청자 입장에서는 더욱 볼 만한 채널이 없게 된다.
이러한 경우 PP사업은 수준높은 유료방송 서비스가 더욱 어렵게 되며, SO로부터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지 못하게 돼 사업의 악순환이 심화되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지상파 방송사가 높은 제작비를 투입해 재미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때문에 시청률도 베이직PP에 비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청자가 원하는 시간대에 다양한 장르별 프로그램을 골라볼 수 있는 PP채널에 대해 지상파와 똑같은 잣대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시청자 입장에서 골라보는 PP채널에 대해 더욱 시청료를 지불할 수 있는 차별화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방송위원회에서도 시청자가 PP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SO의 이용약관을 개정,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시청자가 최소한 세 가지 종류의 상품을 골라볼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월 4000∼5000원의 저가형과 월 8000∼1만원의 중간형, 월 1만7000원의 기본형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시청료의 일부는 PP에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급돼 프로그램 제작비로 충당된다.
지난 3월에는 위성방송이 새로운 매체로 등장했다. 최저가 상품이 월 8000원인데 개인적 의견으로는 더 이상의 가격인하가 없었으면 한다. 매체간 경쟁으로 시청료가 내려가면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PP다.
PP사업은 영상문화산업이며 우리 국민의 안방문화로 볼 수 있다. 안방에 들어오는 국내 프로그램을 한 단계 높이려면 유료방송에 대한 정상적인 시청료 지불체계가 있어야 한다. 유료방송은 지상파에 익숙해진 무료방송과는 다른 시스템이다.
국내 유료방송의 성공포인트는 시청자들의 인식전환이며, 이는 국내 영상산업 발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유료방송의 확산과 더불어 각 PP는 외국방송에 비해 더욱 좋은 프로그램, 간판프로그램 개발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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