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러(재판매업자)로서 그동안 프린터시장에 몸담아 왔던 델컴퓨터가 프린터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HP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베어스턴의 애널리스트로서 메이저PC업체들의 합병을 예견해 명성을 날린 바 있는 앤디 네프는 “세계2위 PC업체인 델컴퓨터가 수익성이 짭짤한 것으로 알려진 프린터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 관련업체들을 술렁이게 했다.현재 델은 휴렛패커드(HP)를 비롯해 렉스마크·엡슨·캐논 등이 만든 프린터를 판매하고 있다.
네프의 이번 보고서는 델의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델을 만난 것을 근거로 작성됐기 때문에 시기가 문제지 실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마이클 델은 “프린터 분야 매출을 늘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직접 프린터를 생산하거나, 다른 프린터 업체 인수, 그리고 프린터 업체들이 만든 제품을 델의 브랜드로 판매 하는 것 등을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델 대변인 마이크 마허는 “우리는 프린터 시장 입지 확대를 위해 모든 가능성 있는 방법을 오래전부터 고려해 왔다”며 확대 해석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테크놀로지비즈니스리서치의 애널리스트 험베르토 안드레이드도 “델이 프린터 사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이라며 네프의 보고서를 긍정 평가했다. 만일 델이 프린터를 직접 생산하는 등 프린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자 공세적으로 나온다면 이 시장 1, 2위인 HP와 렉스마크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HP가 더 충격이 클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는 델이 PC불황속에서도 다른 업체들의 고전과 달리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15%까지 높이는 등 PC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PC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프린터 시장에서도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컴팩과의 합병으로 일약 IBM에 버금가는 거대 업체로 부상한 HP는 합병전 자사 수익의 70%를 프린터 및 이미지 제품에서 올릴 정도로 프린터는 HP의 효자 중 효자 아이템이다. HP 대변인 다아애니 론컬은 “델은 우리의 톱 리셀러 중 하나”라며 “우리는 델에 여러 종의 프린터를 공급하고 있다. 비록 델이 판매하는 양이 전체 퍼센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양으로 따지면 막대하다”고 밝히고 있다.
네프는 “델이 어떠한 움직임을 하든 실제 시행에는 6∼18개월 가량 걸릴 것”이라며 “3가지 시나리오 중 프린터 업체 인수와 프린터 직접생산 방법은 실현 가능성이 낮고 대신 다른 회사 제품을 델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이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프린터시장조사회사인 VM스트래티지스의 대표 빌 고트는 “델의 PC시장 경쟁사인 HP가 컴팩과 합병한 것은 델로 하여금 프린터 시장 입김 확대를 촉진한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델은 신규사업에 뛰어 드는데 있어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 일례로 델은 핸드헬드와 소비자 디바이스 조직을 창설하고 이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마케팅까지 구사했으나 시장이 침체를 보이자 제품을 출시를 철회하며 결국 시장 참여를 포기한 바 있다. 또 델은 20년이 다 돼가는 역사상 다른 업체를 인수한 것은 컨버지넷이 유일한데 이 회사마저도 2년전에 문을 닫고 말았다. 대신 델은 다른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새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데 EMC와 손잡고 스토리지 사업을 강화 한 것이 대표적이다. 캘리포니아 기반 시장조사ARS의 애널리스트 게리 피터슨은 렉스마크가 델, 게이트웨이 등 PC업체와 동맹을 추진하고 있다는 루머가 있다며 델과의 제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기도 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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