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3㎓ 활용` 촉각 배경과 전망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3GHz 무선 랜 할당에 따른 효과

정부가 2.3㎓의 활용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통신업계가 그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어떻게 할당하느냐 여부에 따라 통신업계의 역학구도도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물밑에서 사업참여 준비를 서두르는 한편 이르면 상반기중 나올 정부의 밑그림 파악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2.3㎓ 왜 중요한가=2.3㎓ 대역의 주파수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이유는 주파수 자원이 기본적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주파수 없이는 무선통신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파수는 곧 돈’이라고 부를 정도다. 특히 2.3㎓대역은 수치가 높을수록 직진성이 강하고 낮을수록 회절성이 강한 주파수의 특성상 이동성 보장이 우수한 대역이기 때문에 이동통신서비스에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개념의 이동통신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파괴력이 있다. 2.3㎓대역을 라스트 3마일 범위의 무선랜 서비스에 제공할 경우 제2의 IMT2000이 탄생하는 격이라는 전망도 있다. 더군다나 2.3㎓대역 주파수는 IMT2000의 주파수대역인 2㎓와 근접해 있기 때문에 IMT2000 서비스의 데이터 송수신 전용으로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2.3㎓대역 주파수는 유무선통합을 꾀하는 유선사업자들과 IMT2000 서비스의 확장용을 꾀하는 이동통신사업자 모두에 최고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전문가들은 “다른 대역은 모두 용도가 정해져 있는 가운데 5㎓ 등의 신규 고대역주파수는 아직 연구가 미진하고 이동성이 떨어져 사용이 어렵기 때문에 (회수에 따라) 사용가능한 주파수 가운데 2.3㎓의 가치가 가장 높다고 본다”고 입을 모았다.

◇전담반 추진 배경=주파수 재활용 방침을 정한 정부는 아직 2.3㎓ 주파수대역의 활성화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같은 대역의 주파수 활성화 문제가 업계의 최대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보고 빠르면 다음달 전담팀을 가동한다는 입장이다. 더 나아가 전담반에서 논의된 연구결과를 정책에 적용하고 오는 연말께 이와 관련된 활성화 방안을 내놓겠다는 일정까지 갖고 있다. 이는 정부 역시 2.3㎓ 주파수의 재활용 및 재분배가 업계의 최대 현안임과 동시에 고속 데이터와 음성을 결합한 차세대 주파수 대역이라는 인식에 대한 적극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전담반의 활동을 통해 정책적 활용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KT민영화 이후의 통신시장 재편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논리개발과 이에 대한 의지도 내포된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사업자 움직임=정부의 움직임과 함께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은 유선사업자. 특히 기존에 할당받은 KT와 하나로통신은 토론회와 세미나를 독자적으로 개최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인터넷전화(VoIP) 업체 또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T는 정보통신부를 의식해 정부의 재할당 방침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기존에 할당받은 대역에 대한 서비스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LG전자와 공동으로 2.3㎓ 대역의 무선가입자망용 주파수를 활용한 초고속 무선데이터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하는 등 서비스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로통신도 정부의 재활용 방침과 상관없이 기존에 할당받은 사업자로서의 기득권을 부각시키고 있다. 두루넷은 현재 2.3㎓ 대역 주파수를 데이터통신 목적으로 사업권 재분배를 정통부에 요구하고 있으며 새롬기술 등 인터넷전화 업계도 주파수가 재분배될 것으로 보고 이 분야 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진행시키고 있다.

◇영향 및 과제=우선 2.3㎓ 주파수 대역을 무선랜 혹은 W-DSL 등 어떤 서비스

부문에 할당할 것인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 주파수 대역을 확보하는 사업자는 현행 사업에 대한 시너지효과를 얻게 되고, 라스트 3마일의 이동성이 보장되는 무선랜 서비스용으로 할당될 경우 향후 유무선분야 사업의 주도권을 동시에 거머쥐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주파수 재활용에 대해 업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사실. 이미 주파수를 할당받은 KT와 하나로통신은 정부의 재활용 방침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하나로통신은 소송을 해서라도 2.3㎓ 주파수 대역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부의 주파수 재활용방침을 수용하겠는 KT와는 정반대로 할당받은 권리를 찾겠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두루넷과 온세통신 등 기존에 이 주파수를 할당받지 못한 사업자들은 KT와 하나로통신에 2.3㎓ 주파수를 할당한 것이 특혜라고 지적하면서 재분배를 통해 새로 이 분야 사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아직까지 주파수가 국가재산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를 재분배할 경우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들어 2.3㎓대역 주파수의 회수, 재할당 및 배분에 대한 면밀한 계획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주파수는 한정된 자원이자 국가의 재산이기 때문에 국민의 편익, 장비·부품산업과의 연관성, 기술의 적합성 및 발전속도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성급한 결정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한 뒤 회수 및 재할당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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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도표중 오른쪽 다이아그램은 2.3GHz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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