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코리아, 월드컵 향해뛴다]일본 방송국들, 월드컵 중계 이렇게 준비한다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다.’

 일본 방송사들은 이번 2002년 한·일월드컵에 대해 무모한 투자나 모험을 거는 사업은 전혀 시도하지 않는다. 월드컵에 대한 일본 방송사의 사업계획 역시 일본이라는 나라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J리그나 일본 축구의 상승세 등 최근의 일본내 축구 열풍을 염두에 둘 때 방송사들이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다양한 방송기술을 선보이거나 대대적인 투자로 특수를 노려봄직도 하지만, 그러한 시도는 전혀 하지 않고 무리한 투자 없이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검증된 방송기술 내에서 월드컵 중계를 무사히 치르겠다는 것이 주요 목표다.

 이번 월드컵 총 64경기 모두를 중계하는 방송사는 일본의 디지털 위성방송국인 스카이퍼펙트TV가 유일하며, 국영 방송사인 NHK와 8개 민영방송사들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모두 40경기를 중계한다.

 9개 방송국들은 무리한 경쟁없이 각각 중복되지 않게 경기를 나눠 중계한다. 일본 유일의 최대 대형 국영 방송사인 NHK가 40경기 중 절반 이상인 24경기를 중계하며, 나머지 8개 방송사들이 16경기를 서로 나눠 중계한다.

 지난 96년 개국해 현재 총자본금 1조4000억원, 가입자 300만여가구, 총 286개 채널을 확보하고 있는 디지털 위성방송국 스카이퍼펙트TV는 이번 월드컵 64경기 중계를 위해 약 1400억원의 중계권료를 지불하고 10개 채널을 통해 중계한다. 스카이퍼펙트TV가 이같은 투자를 하는 이유는 가입자 대다수가 스포츠를 보기 위해 위성방송에 가입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총액이 6조631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방송사인 NHK가 중계권료가 비싸다는 이유로 24경기밖에 중계하지 않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다. NHK는 현재 방송위성(BS)을 이용한 디지털방송 서비스를 3개 채널을 통해 시행중이다.

 디지털TV만 구입하면, NHK의 HDTV를 비롯해 완벽한 양방향TV 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 데이터방송까지 수준높은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 NHK는 이번 월드컵을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고화질의 영상으로 방송하기 위해 가장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타사카 NHK 국제국 부장은 “선수의 이력사항 등의 디지털 데이터방송도 서비스하지만, 우선적으로는 HDTV 서비스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의 민영 방송사인 후지TV는 이번 월드컵에서 겨우 3경기만을 생중계한다. 후지TV의 나카지마 히사유케 스포츠국 차장은 “거액의 중계권료를 지불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그래도 3경기중 ‘일본-러시아’의 경기가 포함돼 있어 후지TV의 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후지TV 역시 별다는 투자보다는 디지털 고화질 영상 서비스에 충실한다는 입장이며, 스포츠국만 많은 업무를 수행할 뿐 월드컵이라고 해서 별다른 비용이나 시간의 투자는 없다고 밝혔다.

 <도쿄=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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