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산업재조명>(3)산업육성의 필요성

 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산업팀장 김성민(파일명 산업기술부 김성민)

 21세기를 맞아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국민 평균 수명이 2010년 77세로 늘어나고 65세 이상 노인인구도 전체의 10%에 이르는 등 노령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실버사회의 도래가 전망돼 의료기술 및 서비스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의료계에서도 선진국 수준의 최첨단 의료기기를 도입, 환자진료에 사용하고 있으며 첨단 의료기기의 사용 측면에서도 선진국과의 격차는 거의 없다. 그 수요 또한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료기기 산업은 극히 일부 품목을 제외하곤 선진국에 비해 열세에 있으며 진료를 위한 대부분의 의료기기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 2000년 기준으로 5238억원 어치를 수출한 반면 수입은 9202억원으로 무역역조가 심각하다. 게다가 수출품목은 초음파영상진단기와 X선진단장치를 제외하면 주로 주사기·콘택트렌즈·수액세트·수술용 봉합사·콘돔 등 부가가치가 낮은 단순한 제품이다.

 특히 수입품목은 주로 첨단 전자의료기기로 기술력의 격차가 날로 벌어지고 있어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으로 자유경쟁시대를 맞이하는 국제 무역환경에서 기술개발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출경쟁력 제고 방안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

 게다가 미국·일본 등 선진국은 의료기기 산업을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지목하고 의료기기 산업에 국가적인 투자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의료기기 세계시장 규모는 2000년 기준 1600억달러로 의약품 시장(3700억달러)의 절반 가량에 육박하고 2005년에는 17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이 시장을 선점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따라서 의료기기 산업이 선진국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선 많은 투자와 노력이 요구된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반드시 국제경쟁력의 제고가 긴요한 분야다. 그러나 국내 연구투자 비율을 보면 평균 2.5% 수준에 머물러 선진국에 비해 연구개발 투자비가 현저히 열세인 처지에 있다.

 앞으로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선진국의 기술 종속국으로 전락해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첨단기술 수준과 뛰어난 품질관리 기술을 갖춰야 하는 등 발전 대책이 시급히 강구돼야 할 것이다.

 현재 의료공학 기술을 선진국 기술 수준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는 평균 52.7%로 조사됐다. 부문별로는 의료정보부문이 60.6%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그 다음으로 생체계측(54.7%), 재활복지(52.9%), 의료영상(52.9%), 수술 및 치료(51.0%), 의료용 재료(49.0%), 장기대체(47.5%) 등 순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부는 그간 의료기기 개발 사업에서 취약했던 재활복지기기, 의료광학기기, 수술 및 치료기기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펼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비록 내수시장에서 국산품의 시장 점유율이 약 28%고 산업구조도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으로 열악한 상태에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보장된다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전자·전기·계측등의 분야에서 구축한 기반 기술을 이용, 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 이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기본 토양을 국내 업체들이 마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보건복지부와 산업자원부를 위시한 정부의 의료기기 관련 연구개발 사업 영향으로 지난 98년 411개소에 불과하던 제조업소가 2001년에는 900개소에 육박하는 등 2배 이상의 급격한 증가세를 보임에 따라 의료기기 산업 관련 기술 인력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의료기기 산업은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IT분야와 더불어 진정한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이자 중소기업에 적합한 지식기반의 산업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선행된다면 단기간 내에 선진국을 추월, 의료기기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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