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IT서비스 시장을 정조준했다. 서비스 시장에 먼저 진출한 IBM이나 컴팩을 인수한 HP가 주요 사업영역으로 서비스를 꼽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IT서비스 시장을 둘러싼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선의 서비스 시장 진출은 파트너를 내세운 ‘연합전선’이라는 점에서 IBM과는 전혀 다르다.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아태 파트너 서밋 2002’ 행사에서 나타난 특징 중 하나는 IBM이 선의 ‘주적’으로 분명히 부각됐다는 점이다. 물론 기존 서버 시장에서 경쟁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별한 상황은 아니지만 웹서비스 영역에서 MS와 경쟁하고 있는 선의 상황을 고려할 때 ‘공중에서는 MS와, 지상에서는 IBM과 경쟁’하는 어려운 상황이 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조건에서 선의 서비스 전략이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선이 주장하듯 ‘IBM처럼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전략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파트너사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 참여한 미국계 컨설팅사의 한 관계자는 “IBM이나 HP와 협력을 맺고 있지만 솔직히 신경쓰이고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선의 선택이 현명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부정적 견해도 있다. IBM과 같은 진용을 갖추지 않은 ‘현재 선의 조건’을 고려한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또 파트너사들이 IBM이나 HP를 제치고 선과 ‘슈퍼급 협력관계’를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도 결코 쉬운 작업은 아니라는 평가다.
선의 서비스 정책이 공식화됨에 따라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조직을 정비하고 파트너 공조체제를 통한 국내 IT서비스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본사 아태지역 채널 영업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애드 그레이엄 한국썬 사장은 한국지사장 선임에 대해 “조급하지 않게 한국썬에 맞는 적임자를 고를 것”이라고 밝혔다. 누가 되든 서비스 영역으로 진출을 시도하는 한국썬을 이끌 차기 한국인 지사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듯하다.
<상하이=엔터프라이즈부·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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