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통합(NI)업체들의 사업전략이 최근 내수위주에서 벗어나 해외시장 개척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에스넷시스템·콤텍시스템·코리아링크·하이콤정보통신·링네트·웰링크 등 NI업체들이 최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올들어 국내 네트워크시장이 경기부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비구매업체의 최저가입찰제 등으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이미 국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인터넷망을 구축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것도 커다란 자산이 되고 있다. 이제 막 인터넷망 구축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남미시장 등에서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들어 SI산업이 국가차원에서 전략 수출산업의 하나로 육성되면서 SI업체의 해외시장 진출이 활기를 띠는 것도 이들 SI업체와 업무협조체제가 구축돼 있는 NI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가속도를 붙여주고 있는 것.
실제 주요 NI업체들은 신규 매출기반 마련 및 사업다각화를 위해 국내외 업체와 제휴를 맺고 해외 프로젝트 수주 및 장비수출에 나서는 등 해외시장 진출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에스넷시스템(대표 박효대)의 경우 올초 국내 NI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중국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에스넷은 올해 중국 현지법인에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 중국 현지법인을 아시아시장 공략을 위한 거점으로 육성하는 한편 삼성SDS와 업무협조체제를 구축해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콤텍시스템(대표 남석우)도 지난해말 KT와 업무제휴를 맺고 중국 사이버아파트용 네트워크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네트워크 시장이 올 하반기 이후에나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중국의 사업비중을 확대, 내수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코리아링크(대표 박형철)는 이달 들어 네트워크 관련 국내 영업조직을 시스템사업본부로 통합하고 해외사업부를 해외사업본부로 승격시키는 조직개편을 단행, 해외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자체 개발한 초고속인터넷 장비인 ‘이더와이어(EtherWire)’ 시리즈가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장에 본격 수출됨에 따라 앞으로 해외전시회 참가횟수를 늘리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통해 해외사업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하이콤정보통신(대표 김유현)은 지난해말 미국 스프린트사와 제휴를 맺고 해외 네트워크 아웃소싱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태국에 본사를 둔 한국계 벤처기업 태국정보통신과 업무협조체제를 구축, 태국 ADSL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링네트(대표 이주석)도 최근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와 공동으로 인도네시아에 동반진출, 네트워크 솔루션사업에 들어간 데 이어 LGCNS와 공동으로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고 있으며 웰링크(대표 박찬흠)는 최근 자체 개발한 2.5G급 광전송장비를 ‘넷월드+인터롭 2002’에 출품, 해외시장 진출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국내 NI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 움직임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성공가능성은 비교적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주요 NI업체의 경우 네트워크시스템 구축사업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네트워크장비를 개발·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업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SI업체와의 동반진출로 인해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이 이루어질 경우 앞으로 지속적인 해외 프로젝트의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이들 업체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세계무대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국내 NI업체들이 앞으로 해외시장에서 어떤 사업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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