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 도메인네임시스템(DNS)을 관장하고 있는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상무성에 등록된 기업인 탓에 미국 주도로 운영돼 각국 특히 아시아 국가의 의견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세계 인터넷주소자원에 대한 정책집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ICANN측은 집행능력 부족과 재정적인 어려움 등이 심각하다며 UN산하 국제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서울서 개최된 ITU주최 정보보호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Telecommunication Standardization Bureau, 이하 ITU-T) 사무국장 차오 하우린(52세) 씨를 만나 ICANN에 대한 ITU의 공식입장을 들어봤다.
―최근 일부에서 ICANN 개혁과 관련해 ITU가 인터넷주소관리업무를 맡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ICANN측에서도 ITU측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 이에 대한 ITU의 입장은 무엇인가.
▲인터넷주소자원은 국가간 협의를 거쳐 통합관리할 필요가 있는 국제적 자원이다. 따라서 특정 국가나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 관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정보통신과 관련한 첨예한 이슈에 대해서는 각국의 이해가 상반되는 경우가 많은데 5개 대륙에서 1명씩의 대표를 뽑아 전체 의사를 결정토록 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번에 ICANN측에서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ITU측에 도움을 요청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ITU는 국제적인 전기통신관련 사안에 대해 표준제정과 조정업무를 오랫동안 담당해 경험이 풍부하므로 ICANN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미 지난 4월17일 ITU-T 사무국장 자격으로 ICANN측에 이런 의사를 밝혔으며 지난달말 이사회의 동의를 거쳐 공식의견으로 채택한 바 있다.
―정보통신부 장관 및 인터넷정책과 과장과 잇따라 면담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자리에서 ICANN에 대한 ITU의 입장에 대해 지지를 요청했나.
▲이미 이사회에서 각국 대표로부터 의결을 거친 바 있어 이에 대한 지지를 재요청했을 뿐이다. 이번 면담은 9·11테러 이후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정보보호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한국의 산업발전 상황 및 각국의 입장을 논의하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 앞으로 개최될 ITU의 각종 국제대회를 한국이 유치할 수 있는지 여부도 논의했다.
―그러나 각국 정부대표 모임인 ITU가 ICANN이 맡아온 인터넷주소자원관리 업무에 개입하는 것은 민간에 의해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인터넷의 성격에 크게 위배된다며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은데.
▲ITU가 이번에 ICANN측 제안에 답변한 내용에도 있듯이 ITU는 ICANN을 무력화할 계획이 전혀 없으며 그럴 수도 없다. ITU공식의견에 대해 ICANN의 공식답변을 아직 전달받지 못한 상태이므로 아직 뭐라 말하긴 이르지만 앞으로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더라도 ITU가 ICANN을 인수합병하는 식의 논의는 거론될 여지가 없다. ITU는 ICANN 외에도 수많은 국제민간기구와 협력해오고 있으며 이런 체제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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