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S워버그증권을 위시한 외국인들의 대대적인 매도공세에 밀려 종합주가지수가 전날에 비해 21포인트나 폭락했다. 특히 한국증시의 기둥격인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들의 팔자주문이 이틀째 쇄도하면서 삼성전자 주가도 지난해 9·11테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10일 증시에선 외국증권사의 잇따른 투자등급 하향조정과 외국인 투매에 시달린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7.73%나 떨어진 33만4000원으로 마감되면서 종합주가지수를 810포인트대로 끌어내렸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는 이달들어 하루도 빠짐없이 지속됐다. 지난 2일 8298만5000주에 달하던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 전체 주식수가 10일 현재 8176만8000주로 120만주 이상 줄어들었다.
외국인 집중매도의 신호탄이 됐던 지난 9일 워버그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강력매수’ 의견을 ‘보유’로 두 단계나 하향했고 목표주가도 42만원으로 낮췄다.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식 8만3000주를 순매도하면서 307억8000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 매도행진은 10일에도 이어져 이날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총 50만8000주, 1736억원을 순매도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특히 전날 워버그증권에 이어 10일에는 소시에테제너럴(SG)증권도 삼성전자의 실적전망치를 하향조정(목표가 45만원)하면서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가속도를 붙였다.
증시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 매도를 주도하고 있는 워버그증권의 이틀째 출회물량이 약 2000억원에 달한다”며 “아직도 출회가능 물량이 3000억원 가량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돼 매도세가 며칠 더 지속될 가능성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의 ‘셀(sell) 삼성전자’와 함께 거래소의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그룹 IT주와 LG텔레콤 등 일부 코스닥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공세도 강화되고 있다.
9일 삼성전기 주식 21만9000주를 순매도한 외국인들은 10일에도 삼성전기주를 집중적으로 팔아치웠다. 순매도량과 금액은 각각 30만5000주, 229억원에 달한다. 삼성SDI도 연일 외국인의 팔자주문이 몰려 9일에는 8만7000주가 외국인에 의해 순매도됐고 10일에는 14만4000주, 158억원이 순매도 처분됐다.
코스닥의 LG텔레콤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은 지난 8, 9일 총 78만주를 순매도한 데 이어 10일에도 매도세를 이어갔다.
서보윤 하나경제연구소 팀장은 “지난 2월부터 불규칙하게 이어졌던 외국인 매도세가 10일에는 집중력을 보인 것”이라며 “미국시장의 부진에 근본적 이유가 있지만 한국시장에서 경기회복 상황이 어느 정도 주가반영이 이뤄지고 난 뒤 다음 단계로의 진전이 있어야겠지만 그 속도가 더뎌지면서 매도장세가 돌출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수출부문의 완연한 회복 등 한국산업 경기의 확실한 회복기미가 보이는 시점까지는 당분간 외국인 매도우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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