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IT관련 범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5052건의 IT관련 범죄 중 76%가 10∼20대의 청소년층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성인들을 무색하게 청소년층의 범죄행위가 빈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온라인상에서 서로만의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사이버 팸’이라는 모임이 형성돼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가족이나 부모들과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들이 생각을 같이하는 또래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불특정다수의 청소년들이 섞이다 보니 원조교제나 매춘, 범죄모의와 같은 일탈행위를 전파하는 매개체로 악용된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행동에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 혹은 그것이 범죄행위인지를 그리 크게 의식하지 않는데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행동에 따른 사회적인 파장에 대해서까지는 생각을 못하거나 생각을 하더라도 귀찮기 때문에 애써 무시한다. 자신과 사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경험없는 청소년층에게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새로운 기술이나 문화에 적응이 빠른 청소년층의 다양한 욕구를 기성세대가 따라주지 못하는 것에 기인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사이버 범죄의 증가라는 면만을 강조했을 뿐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교육정책의 부재를 합리화하기 위한 하나의 핑계라는 느낌이다. 온라인 세상이든 오프라인 세상이든 근본은 같으며 IT란 매개가 없더라도 애초 범죄행위는 늘어났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계나 산업체들도 이에 대해 공감하고 있는 문제지만 원론적인 내용만을 답습할 뿐 현실에 맞는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는 미진하다. 가정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고도성장기에 청소년 과정을 거친 30∼40대 청장년층의 대부분은 물질적인 부족함을 겪긴 했지만 엄한 가부장제도 하에서 사회에서의 자신의 역할이나 예절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그같은 제도가 반드시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연장자를 우습게 알고 자기가 편하면 남의 시선이나 불편함을 아랑곳하지 않는 몰염치한 사람들을 양성해내지는 않았다.
때문에 교육계는 물론이고 가정, 산업계 공동으로 머리를 맞대고 유명무실해진 공교육 문제, 특히 윤리에 관한 문제를 보다 심도 높게 강화할 방안을 찾아야한다. 또 21세기 첨단 정보화 시대에 맞지 않는다면 내용을 보완해서라도 페어플레이와 예절에 대한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세계가 하나가 되고 저급·저질의 싸구려 문화가 아무런 여과 없이 청소년층을 파고드는 판에 윤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면 너무 순진한 생각인가.
조경래 서울시 관악구 봉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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