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제2위의 장거리전화 및 데이터서비스 업체인 월드컴의 버나드 에버스 CEO가 쫓겨났다.
1일 파인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에버스 CEO가 최근 주가하락을 우려하는 외부 이사진의 압력으로 사임했다. 에버스 CEO는 지난달 26일 이 같이 결정하고 29일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컴의 인터넷사업부를 운영했던 존 시그모어 부회장이 에버스 CEO의 뒤를 이을 예정이다.
월드컴은 다른 경쟁업체와 마찬가지로 가격경쟁 및 네트워크 용량과다, 경쟁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근 월드컴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과잉투자와 이에 따른 과도한 부채다.
월드컴은 전화사업이 장기적으로 전망이 밝지 않다는 판단아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서비스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다. 월드컴은 이를 위해 지난 5년간 4000억달러를 투자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이 같은 투자가 별 문제 되지 않았으나 IT거품이 붕괴되면서 고스란히 빚으로 돌아왔다. 지난해말 현재 월드컴이 안고 있는 부채는 302억달러. 지난해 매출액 213억달러의 142%에 이른다.
회사측은 100억달러 정도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애써 부채문제를 축소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또 분식회계과 경영진의 도덕성 문제도 투자가들을 실망시킨 요소다. 월드컴은 기업인수 등과 관련해 장부를 부풀린 혐의로 지난달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고 있다. 과도한 투자가 초일류 통신회사를 부실하게 만들고, 이것이 다시 한 때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가던 통신경영자를 몰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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