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일반 전화시장 `IP시대` 열린다

 일본의 일반 전화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아날로그방식의 음성통신방식에서 인터넷기술을 활용한 IP전화시대로 급격하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통신업계의 거인 NTT가 올해부터 전화교환기 등 종래의 음성통신망에 대한 신규투자를 중단하고 IP전화망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데 이어 소프트뱅크가 지난 25일부터 IP전화 서비스를 개시하며 시장에 진입, 올해가 일본 IP전화 시장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NTT는 최근 발표한 ‘그룹 3개년 경영계획’을 통해 고정전화(아날로그방식의 일반전화)에 대한 투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교환기망을 유지하는 선에서 축소하고 종합디지털통신망(ISDN)에 대한 신규투자 역시 현 상태에서 더 이상 투자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NTT는 ‘고정전화망에 대한 투자는 원칙적으로 정지하고 IP망 확충에 (투자를) 집중한다’는 기본 방침 아래 IP전화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정전화망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약 1500억엔에서 점차 줄어 2004년도에는 현재의 7분의 1 수준인 200억엔에 머물 것이다.

 NTT는 아직 IP전화 서비스 실시 일정 및 요금정책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NTT의 ADSL 가입자를 대상으로 음성통신 부가서비스의 형태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 역시 NTT의 이같은 결정이 가격인하 경쟁에 대한 대비책의 성격이 강한 만큼 타사와의 가격 경쟁력을 고려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5일 IP전화 서비스인 ‘비비폰’을 자사 ADSL 가입자를 대상으로 개시했다. 소프트뱅크는 국내 통화는 물론, 미국 국제전화 3분에 7.5엔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 향후 일반전화 시장의 ‘폭풍의 핵’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ADSL 시장 진입시 무기로 사용했던 ‘파격적인 인하가격 정책’이 이번에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또한 지난해 ADSL 시장 진입시 문제점으로 꼽혔던 원활한 소비자 대응 서비스 부재를 교훈삼아 IP전화 관련 상담인력을 최고 1500명까지 늘리는 등 24시간체제를 갖추고 IP 시장 진입을 위한 전열을 정비했다.

 이밖에 지난해 IP전화 서비스를 도입하며 전국 균일 3분 20엔의 시외전화 서비스를 제공, 가격인하 경쟁을 선도해 온 퓨전커뮤니케이션은 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현내 전화에 대해 3분 10엔으로 가격인하를 단행하는 등 NTT, 소프트뱅크 등 거대기업과의 가격 경쟁에 전면 대응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편 IP전화 보급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총무성은 6월부터 ‘030’으로 시작하는 전화번호를 IP전화선에 부여, 일반 아날로그전화에서 IP전화로 전화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고정전화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아날로그방식의 음성통화 서비스에서 디지털방식의 IP전화 서비스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변화가 궁극적으로는 저렴한 통신서비스 제공이라는 일본 통신시장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 한편으로는 가격인하 경쟁의 지속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문제가 통신서비스 업체의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sunghoch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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