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판결 빨리 내리겠다" 판사 밝혀

 

 ‘새 HP가 오는 5월 7일 출범할 것이다.’(HP 경영인)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판결을 빨리 내리도록 하겠다.’(캔들러 판사)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각) 시작된 세기적 HP-휴렛 법정 심리가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5일 막을 내렸다. △HP가 대주주 중 한 곳인 도이체방크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합병을 성공시키기 위해 HP가 주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는지가 쟁점이었던 이번 심리전에서 양측은 한치 양보없는 공방전을 벌였다.

 심리 첫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3일 내내 법정에 출두한 HP 회장 겸 최고경영자 피오리나는 휴렛의 “HP가 도이체방크의 약점을 악용해 투표 최종 순간 도이체방크의 표결을 바꾸도록 회유했다”라는 주장에 대해 “결코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부당 압력 행사 말고도 심리 첫날에는 인원감축과 통합작업이 이슈로 부각, “HP가 당초 예상보다 많은 2만4000명을 해고하려 하고 있으며 카펠라스 컴팩 CEO가 통합작업이 여의치 않다고 내부 메모에서 밝혔다”는 휴렛의 공세에 대해 피오리나는 “감원 규모가 1만3000∼1만5000명이 될 것이며 합병 작업도 예상대로 잘 되고 있다”고 대응했다.

 반대 심리가 이루어진 둘쨋날에도 양측은 두 쟁점에 대해 갑론을박했는데 특히 휴렛이 이날 “주장 중 일부가 소문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예상을 깨고 3일째(25일)에도 법정에 출두해야 했던 피오리나는 다소 당혹해 했으며 휴렛측은 이날도 주주투표 당일 있은 HP와 도이체방크간의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가지고 “HP가 도이체방크의 표를 매수하기 위해 압력을 가했다”고 몰아붙였는데 결국 피오리나는 “도이체방크의 투표가 앞으로 HP와의 관계를 지속시키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당시 도이체방크에 말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그리고 25일에는 HP측 한 경영인이 그동안 5월초로만 알려진 새 HP 출범 날짜에 대해 ‘5월 7일’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맡고 있는 윌리엄 캔들러 3세 판사는 3일간의 심리가 끝난 후 “일정이 빡빡한 가운데서도 양측이 최선을 다했다”고 언급하며 “사안의 중대성을 충분히 알고 있으니 가능한 한 빨리 판결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캔들러 판사는 판결에 앞서 양측에 26일 오후까지 심리 후 소견서를 제출하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한편 캔들러 판사의 판결에 동의하지 않은 측은 즉각 델라웨어 대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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