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만화·게임·애니메이션·음악 등 어뮤즈먼트 콘텐츠 비즈니스 분야에서 다른 나라의 추격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콘텐츠 비즈니스가 급성장한 배경에는 NTT도코모의 i모드 서비스가 있다. 그렇다면 i모드 같은 휴대폰 서비스가 급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일본에서 휴대폰 서비스가 부상한 이유에 대해 아이러니컬하게도 초고속 유선인터넷 인프라가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일본은 초고속 유선인터넷망 보급에 주력하고 있고 가입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걸맞은 콘텐츠 부족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본 초고속 유선인터넷 시장에 대해 알아보기 전에 우선 유선부문의 콘텐츠 산업현황을 살펴보자.
현재 일본에서 가장 대중화된 콘텐츠로는 음악전송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지난 99년 말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다수의 음반업체가 이 시장에 참여, 기존의 CD보다 훨씬 저렴하게 음악파일을 판매하거나 전송하고 있다. 또 정치관련 콘텐츠도 일반의 호응이 높다.
한편 콘텐츠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소프트가 재활용되고 있다. 게임·만화·기존 영화의 신 버전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고 특히 브로드밴드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지금까지는 불가능했던 동영상 전송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분야에는 네트워크 회선을 제공하는 NTT·야후 등이 참여해 과금, 이용자 관리, 네트워크 구축 등에 나섰다.
콘텐츠 전송업체들도 각 분야에서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진영에는 NTT동서, 유선브로드네트웍스가 있다. NTT는 월정액 서비스인 ‘플레츠(FLET’S)’ 가입자에게 지역 IP망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유선브로드네트웍스는 FTTH 서비스 가입자를 대상으로 5000개 이상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케이블TV 진영에서는 아트홈재팬·간사이멀티미디어서비스를 들 수 있다. 케이블TV 전용으로 50만가구에 서비스중인 아트홈재팬의 콘텐츠는 대부분 무료로 지방자치단체와 공동 제작했다.
AII, NTT-BB 등 콘텐츠 전송 전문기업도 등장했다. AII는 소니와 간사이전력이 합작투자해 만든 업체로 케이블TV, So-net을 이용한 ADSL, 규슈전력의 FTTH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확보해 전송체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종합 콘텐츠 업체 NTT-BB는 ‘브로바’ 브랜드로 올 4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가을까지는 콘텐츠 수를 3000개로 늘릴 예정이다. NTT라는 네임밸류를 이용해 올해 말 10만명, 내년 말에는 100만명의 가입자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망한 콘텐츠로는 교육과 쇼핑을 들 수 있다. 교육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온 케이블TV 진영에서는 게임감각을 도입한 교육 콘텐츠는 물론 학생용과 성인용까지 사업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쇼핑부문에서는 상품을 동영상으로 제공하는 등 표현수단이 다양화되고 있으며 고객층도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을 조속히 정비하고 보급하기 위해 총무성에서는 다양한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콘텐츠 유통 플랫폼 실증실험을 들 수 있다. 총무성은 지난 2000년부터 저작권 처리, 관리시스템의 실험, 부정 이용검사 시스템 실험을 이미 실시했으며 기가네트워크상에서 유통 실증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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