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일본 컴퓨터·정보통신 업계에는 ‘유비퀴터스(ubiquitous)’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다. 미국 제록스에 근무하는 마크 위저에 의해 지난 93년 최초로 사용된 이 단어의 의미는 “사람들이 어디에 가더라도 네트워크에 접속된 컴퓨터를 자신의 것과 동일한 상태로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지칭한다. 어느 곳에서나 컴퓨터를 자유롭게 쓰면서도 이를 의식하지 못하는 사회로의 이행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상을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은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우선 컴퓨터 업계에서는 동영상을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CPU는 물론 이에 따른 칩의 소형화·저전력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네트워크 접속의 다양화를 추구하기 위해 블루투스·무선LAN 등 케이블에 의존하지 않는 신제품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노트북PC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성능이 뛰어나고 통신기능까지 포함된 PDA가 등장, 유비퀴터스 사회의 중요 단말기로 각광을 받고 있다.
컴퓨터 업계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제품은 휴대폰이다. 인터넷 접속기능, 카메라 기능을 내장한 제품은 이미 일반화됐고 앞으로는 동영상 처리기능과 블루투스 등 근거리 무선통신 기능을 탑재한 단말기가 일반화되고 전자지갑과 개인인증기능 등 개인의 데이터를 내장한 각종 기기를 제어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전망이다. 퍼스널한 성격이 강조된 단말기로 휴대폰이 신속하게 발전되어 가는 셈이다.
유비퀴터스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 통신업계에서 보여지는 움직임은 유선망과 융합된 무선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들 수 있다. NTT동일본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도쿄 일대에서 AWA무선기술과 광IP 네트워크를 이용한 무선 브로드밴드 실험을 실시했다. 이 실험은 음악·영화 등 대용량 데이터를 기지국까지 전송하는 데 광케이블망과 무선을 복합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36Mbps의 고속 전송이 가능했다. 또 브로드네트웍스처럼 유선사업자가 무선LAN을 이용해 고속 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동전화 사업자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반전화보다 가입자수가 많은 휴대폰 업계는 고속 정보전송 실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NTT도코모는 지난해 10월 3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포마(FOMA)를 개시해 현재의 384Kbps 전송속도를 조만간 2Mbps까지 가능하도록 끌어올릴 예정이다. KDDI도 올 상반기중 144Kbps의 고속 패킷통신이 가능한 cdma2000서비스에 나서기로 했다.
가전업계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이 분야에는 정부가 더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가정의 IT화를 촉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산·학·관 합동 연구회인 ‘IT프롬 더 홈 연구회’가 지난해 7월 경제산업성 주도로 발족됐다. 여기에는 일본 유수의 가전업체들은 물론 도쿄예술대학·국립정보화연구소 등이 참가했는데 주목적은 네트워크 가전을 각 가정에 폭넓게 보급하기 위한 기술개발 전략을 만들어가는 데 있다. 즉, 네트워크 가전의 보급을 가속화시켜 유비퀴터스 사회의 조기 실현을 달성하고자 하는 데 있다.
유비퀴터스 환경구현에는 지동차 업계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도로·자동차·사람을 연계한 다양한 제품과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산·관·학 합동으로 지난해 4월부터 IPv6를 이용해서 자동차와 인터넷을 연결하는 ‘인터넷 자동차’ 실증 실험이 나고야와 도쿄 등지에서 실시되고 있다. 여기에는 통신업계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일본내 기업들은 물론 정부·대학·연구소가 일체가 돼 유비퀴터스 사회의 조기 실현을 통해 컴퓨터·정보통신 부문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업종간의 공동 연구 및 제품개발도 보편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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