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벤처기업 이제는 해외로

 ◆서명환 사단법인 코리아벤처포럼 회장 mwsuh@nrdlink.com

 

 불과 몇 년 사이에 벤처란 생소한 단어가 이제는 누구나 인식할 수 있는 평범한 단어로 보편화됐다. 현정부 출범 초기에 내세웠던 부존자원의 한계를 우수한 인적자원으로 대체하고자 하는 획기적인 발상의 결과물이다.

 이제는 누구에게나 벤처가 무엇인가라고 물음을 던져도 벤처는 휼륭한 아이디어로 모험적으로 사업을 영위해 나가는 도전정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벤처기업들은 국민의 찬사와 혜택을 받았으며 국민의 희망으로 발전하고 성숙해 왔다.

 이제는 모든 벤처기업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예견되는 문제점을 도출하고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

 사단법인 코리아벤처포럼이라는 국내외 대기업 e비즈 및 벤처투자 부서장급으로 구성된 민법상 비영리단체의 회장을 맡으면서 수많은 벤처기업의 CEO를 만났다. 이 과정에서 느낀 점은 정부나 대기업 모두가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을 파악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모 벤처기업 CEO의 경우 벤처캐피털에서 벤처라는 단어를 빼달라는 주문을 필자에게 한 적이 있다. 지금의 투자기관은 벤처 그 자체에 투자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업을 골라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고 곧바로 IPO등록이 가능한 업체에 관심을 갖는 기관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만큼 벤처기업이 느끼는 투자지원책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1만개가 넘는 벤처기업의 가려운 부분을 모두 해결해주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을 위한 순수한 노력과 애정은 있어야 한다.

 벤처기업은 그들대로 더 도약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중요한 방편이다. 최근 정부는 벤처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장려하고 있으며 부처별로 그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관련단체와 정부기관에서 지원책으로 내놓은 지원방안이 벤처기업에 적용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무리 좋은 지원방안을 내놓아도 벤처 그 자신이 수용할 수 없는 지원방안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실제 현지에 세세한 정보력과 경험이 뒷받침된 검증된 지원방안이 있어야 한다. 특히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아무리 정부와 대기업이라해도 벤처기업이 원하는 부분까지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국내 청계천시장의 영업네트워크를 해외 대기업이 꿰뚫고 있기 어려운 것과 같은 원리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자 할 때 막상 그 세세한 부분까지 조사해 벤처기업을 지원하기는 어렵다.

 국내 오프라인 기업들은 수많은 실패와 그 경험을 발판으로 현재의 영업네트워크를 구축해 놓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국내 벤처기업에 그대로 반복된다면 대부분 절망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 코리아벤처포럼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해외에서 수년간 영업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지화된 파트너를 국내 벤처지원 기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국내 종합상사와 공동으로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코리아벤처포럼뿐만 아니라 각종 지원기관은 실패한 벤처기업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등대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벤처는 그동안 국내에서 투자를 받을 만큼 받았고 아직도 정부로부터 계속적인 투자지원을 받고 있다. 안주하려고 하면 어느 정도 만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좀 더 나은 미래를 생각한다면 결코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이제 벤처는 국내 무대를 벗어나 세계 무대로 진출할 시점을 맞고 있다. 저 넓은 망망대해에서 큰 고기를 잡는 꿈을 꿀 시점인 것이다.

 벤처라는 고깃배가 만선의 기쁨을 안고 무사히 항구로 돌아오게끔 뱃길을 밝혀주는 등대가 보다 많이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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