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저장장치) 업체들이 내우외환에 휘말리며 관련 업종 주가도 맥을 못추고 있다.
9일 증권시장에 따르면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넷컴스토리지·대인정보시스템·오픈베이스 등 스토리지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모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스토리지 업종 주가 냉각이 자칫 서서히 되살아나기 시작한 공공기관·금융·민간기업의 스토리지 도입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고 IT경기 회복과 상반돼 장기적 산업침체로 이어지지 않을까 경계하고 있는 분위기다.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는 검찰의 뇌물수수 관련 수사소식이 전해진 지난 4일에는 주가 반응이 미약했으나 8일과 9일 이틀연속 하한가(4650원)를 기록하며 3거래일 동안 주가가 무려 23%나 빠졌다. 지난달 독일 세빗전시회에 스토리지·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 자체 제품을 출품, 호평을 얻으면서 7500원대까지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낙폭은 더욱 크다.
유니와이드 IR 관계자는 “회사 매출이 지난해 3, 4분기에 각각 31억원, 54억원으로 늘었고 올 1분기에도 매출액이 80억∼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과 관련된 부정적 요인은 없다”며 “전문 경영인 영입을 통해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조만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지난 1월 매출조작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넷컴스토리지도 그동안 법적 문제 해결, 부도설 타개 등 주가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최근 주가는 사건당시 주가(1500원)보다도 15% 이상 낮아진 1250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10거래일 동안 6일이 떨어지고 3일 만 상승하는 전반적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MC스토리지 국내 공급을 맡고 있는 대인정보시스템의 주가도 최근 연이틀 하락세에 허덕이고 있다. 대인정보는 최근 10거래일 동안 단 이틀 만 상승했을 뿐 나머지 8일은 주가가 내렸다. 9일에도 주가는 전날보다 4.05% 내린 7100원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대인정보 측은 하락 원인을 “다소 저조한 1분기 실적이 반영된 데다 유니와이드의 비리연루설 등 등 외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4일 미국 브로케이드와 스토리지 최적화 솔루션 국내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반짝 상한가를 기록했던 오픈베이스도 9일장에서 전날 하락에 이어 하한가까지 빠지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남권오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스토리지업체들의 최근 부진은 나스닥 기술주들의 하락세와 맞물려 하락세가 두드러졌다”며 “나스닥 스토리지업종의 향후 전망 자체도 그다지 밝지 못한 점이 작용한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내에서도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데다 각종 비리연루 사건이 불거지면서 업종 전체가 약세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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