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산업 침체가 끝나가면서 하이테크 중심지인 베이지역 경기도 점차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하이테크 경기회복 속도가 느려 고용 증가세는 미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처럼 하이테크 경기가 반등하리라는 전망은 미국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것과 같은 때 나온 것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예상 성장률을 앞서 1.4%에서 1.7%로 높였으며 경제 예측가들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5%대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경제 여건이 좋아지면 침체된 하이테크 경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하지만 UCLA 앤더슨경제예측연구소는 최신 캘리포니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캘리포니아주 하이테크 산업 고용이 올 하반기부터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증가세는 고용 증가율이 3%에 그칠 내년까지는 미미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경기 회복으로 컴퓨터와 반도체 등 하이테크 제품 수요가 증대되겠지만 호황 국면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하이테크 장비나 서비스 판매액이 곧바로 2000년 후반의 고성장에 근접할 것으로 보는 분석가는 없다고 덧붙였다. 펜실베이니아의 컨설팅 회사 이코노미닷컴도 지난주 초 고객에 배부한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컴퓨터와 전기제품의 주문이 수개월 동안 늘어나고 메모리 칩 가격이 상승하는 등 하이테크 경기 회복을 알리는 여러가지 징후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닷컴은 그러나 “하이테크 경기 본격 회복은 수개월이 더 지나야 가시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하이테크 경기 반등의 장애 요인으로는 우선 하이테크업체의 생산가동률이 아주 낮아 컴퓨터와 반도체가 65%, 통신산업이 55%에 머물러 미국 전체 산업가동률 75%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꼽았다. 생산자는 보통 초과 생산으로 제품 가격인상이 어려워지게 된다.
하이테크 경기 반등을 막는 또 한가지 요인은 이익이 줄어든 미 기업의 전반적 수요 감소 추세다. 특히 통신업체들은 90년대 후반 과잉 통신망 건설 후유증으로 경영이 어려워 당분간 통신수요 회복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새너제이의 반도체산업 조사회사 VLSI리서치의 리스토 푸하카 부사장은 “올 상반기는 시장여건이 비교적 저조하고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푸하카 부사장은 “올해 칩 판매량이 전자제품 수요 증가와 기업용 컴퓨터 판매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20%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PC가 칩 수요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리콘밸리 중심부인 샌타클래라카운티에서는 2000년 12월 이후 전체인력의 8.2%인 8만6600명이 직장을 잃었다. 이는 컴퓨터 서비스와 전자제품 산업 전체 감원자 8만6000명과 맞먹는 수준이다. 하이테크 실업은 하이테크 급여 수준이 다른 산업보다 높고 지역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관계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크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이 지난해 발표한 한 보고서는 하이테크 부분 고용자가 베이지역 고용의 11%를 차지하고 있으나 전체 소득 대비 비중은 32%로 훨씬 높았다.
<박공식기자 kspark@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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