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세스급 이어 백본급 점유율도 급증
외산장비가 장악해온 네트워크장비 시장에 국산 돌풍이 일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삼성전자·LG전자·현대네트웍스(옛 현대전자) 등 대기업과 다산네트웍스·코어세스·기가링크 등 네트워크장비 전문업체들이 개발한 액세스급 장비가 외산장비를 제치고 잇따라 통신사업자들에 공급된 데 이어 최근에는 외산장비 일색이던 백본급 시장에서도 국산장비의 채용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국산 네트워크장비의 성능이 대폭 향상되고 외산에 비해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앞으로 네트워크장비 시장에서 국산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ADSL의 경우 지난해 국산장비의 점유율이 70% 수준으로 높아진 데 이어 올해에는 시장점유율이 90%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시장은 불과 3년 전만 해도 알카텔과 루슨트·노텔 등 외산장비가 국내 시장을 완전히 장악, 국산제품의 입지를 다지는 데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또 차세대 초고속 인터넷장비로 주목받고 있는 VDSL장비는 해외업체들이 표준화 문제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업체 20개사가 제품을 개발,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는 등 주도권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
메트로 이더넷 장비의 경우 아직까지 백본 스위치 분야에서는 외산장비가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시장 규모가 백본 스위치보다 큰 액세스급 스위치 분야에서는 외산장비에 비해 성능 및 가격 측면에서 비교 우위를 보이고 있는 국산장비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KT의 메트로 이더넷 장비 도입을 위한 입찰에서는 백본 스위치 공급경쟁을 벌인 해외 장비업체 모두 국산 가입자용 스위치로 제안서를 제출했다.
무선랜의 경우 올 초 하나로통신의 입찰에서 국내업체인 아크로웨이브가 장비공급권을 획득한 데 이어 KT 입찰에서는 삼성전기와 엠엠씨테크놀로지가 외국업체들을 제치고 각각 단독형 제품과 복합형 제품의 공급권을 확보했다.
액세스급 장비에 이어 백본급 장비 및 교환장비 시장에서도 국산장비의 약진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KT가 실시한 ‘초고속 국가망 3단계 1차연도 사업용 비동기전송모드(ATM) 스위치 구매사업’ 에서 세계 유수의 제품에 비해 가격 및 성능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장비공급권을 따내 국내시장뿐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높였다.
교환장비 분야에서는 KT가 실시중인 액세스 게이트웨이 구매입찰에서 LG전자가 국내외 업체를 모두 제치고 1차로 벤치마킹테스트(BMT)를 통과한 데 이어 최근 삼성전자가 루슨트와 함께 BMT를 통과, 국산장비의 공급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다산네트웍스 남민우 사장은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국산 네트워크장비의 성능이 크게 향상되면서 국산장비의 채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