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애플컴퓨터가 ‘i맥’ 신형 컴퓨터 가격을 100달러 인상하는 등 그동안 하락세를 거듭하던 PC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
메모리·평판 디스플레이 등 주요 PC부품의 가격인상으로 촉발된 이번 움직임에는 특히 그간 저가 경쟁을 주도하던 세계최대 PC업체인 델컴퓨터도 적극 참여하고 있어 컴팩·HP 등 다른 컴퓨터업체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또 NEC·후지쯔·일본 IBM 등 아시아 주요 PC 제조업체들도 이달부터 PC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PC가격이 전세계적으로 들먹거리고 있다.
PC 가격 인상에 대해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PC의 주요 부품인 메모리 가격이 지난 12월 이래 4배나 인상되는 등 PC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고 언급하며 “올 한해 데스크톱PC의 경우 최소 10%, 그리고 노트북은 15%까지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2일자 파이낸셜타임스(http://www.ft.com)도 주요 PC업체들이 메모리와 평판 모니터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 때문에 PC 판매가를 올리거나 제품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델컴퓨터가 최근 일부 PC 가격을 올렸는데 이는 PC당 메모리 용량이 늘어나는데다 평판 모니터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애플도 지난 달 i맥 컴퓨터의 가격을 100달러 인상했는데 애플 관계자는 “올 들어 메모리 가격이 3배나 뛰었고 평판 액정 모니터 가격도 25% 올라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가트너와 쌍벽을 이루는 시장조사업체 IDC의 로저 케이 애널리스트는 “떨어질 줄만 알았던 PC 가격이 지금처럼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리포터의 수석 기자 피터 글라스코브스키는 “델컴퓨터가 가격을 올리게 되면 다른 PC업체들도 덩달아 가격 인상 대열에 뛰어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델컴퓨터는 최근 “PC 제조원가가 10% 이상 올라 더 이상 제조원가 상승의 부담을 안을 수 없다”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함을 피력했다. 이들 PC업체는 PC가격 인상과 함께 그동안 PC 구매 유인을 위해 제공하던 ‘사치성 장치’들도 줄여가고 있다.
불과 몇달전만 해도 델과 애플 등 PC 업체들은 D램 메모리를 무료로 두배까지 확장해 줬고 또 일부 PC 회사는 CD롬 드라이브를 CD-버너로 무료로 업그레이드 해주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PC 제조업체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이윤을 지키기 위해 한 푼이라도 아끼는 자세로 전환해 무료 메모리 확장이나 무료 업그레이드를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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