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마침내 중국에 대한 반도체 투자를 허용키로 했다.
대만의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여우시쿤 행정원장은 지난달 29일 저녁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반도체 업체들이 8인치 웨이퍼 공장(팹)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것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만 정부는 또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본토에 설립한 공장(파운드리)에 최신 장비를 도입하는 것도, (일정한 조건만 만족시키면) 허용하는 방안도 현재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우 행정원장은 “대만 기업들의 중국내 웨이퍼 파운드리 설립 허용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는 포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 절차를 만들 것”이라며 “대만의 하이테크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핵심기술과 자본 등이 중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우 행정원장에 따르면 대만 반도체 업체가 중국에 설비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자국내 12인치 웨이퍼 팹 설비의 ‘대량 생산’ 체제를 확보하고 있어야 하며, 또 일정한 규모의 자국 내 투자를 선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대만 정부는 대량 생산을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정상적인 웨이퍼 생산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대만 정부는 오는 2005년까지 자국 기업이 중국에 설립하는 8인치 웨이퍼 공장은 총 3개를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이번 회기내에 의회로부터 대중국 파운드리 투자 허용 방안을 승인받기 위해 오는 10일까지 관련 법 개정안을 의회에 제출하게 되며 투자 희망 업체에 대한 자격 심사와 중국내 설비 운영을 감독할 특별기구도 설립하게 된다.
대만 정부는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대만이 12인치 웨이퍼 기술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우 행정원장은 “대만은 2005년까지 완전한 0.13미크론 공정 기술을 확보하고 8개의 12인치 웨이퍼 팹 설비를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경제신문은 일본의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대만 정부의 대중국 파운드리 투자 허용에 따라 대만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돼 자신들의 전세계 시장의 입지를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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