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정보기술(IT)을 대표하는 회사 에이서는 개인용컴퓨터(PC)가 나오기도 전인 지난 1976년 마이크로프로세서업체로 출발한 뒤 PC업체로 변신해 현재 세계 3위의 PC업체로 성장했다. 에이서는 그동안 PC 분야에서 쌓은 세계적인 기업이미지를 바탕으로 최근 이동통신단말기와 디지털카메라, IT서비스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모든 작업을 진두지휘하는 사람이 스탠 시 회장(57)이다. 그는 지난 76년 에이서를 설립해 세계적인 국민기업으로 키운 유능한 경영자이자 경영학자로, 타이완은 물론 아시아지역 경영자들로부터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다. 그가 펴낸 저서 ‘모방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Me-Too is Not My Style)’와 ‘세계화(Growing Global)’는 각각 영어와 중국어로 번역돼 기업가가 되려는 이들의 필독서로 꼽힐 정도다.
스탠 시 회장은 최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국제기구인 아시아재단이 후원하는 창린천펠로십(Chang-Lin Tien Distinguished Fellowship)의 펠로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베이 지역 기업가와 학생들에게 ‘아시아 혁신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을 통해 20여년 동안 IT기업을 경영하면서 느꼈던 점을 진솔하게 털어놓아 또 한차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신문에 따르면 스탠 시 회장은 에이서의 모든 경영자들이 근무 첫날부터 주주가 될 수 있고, 또 평직원들도 근무 후 몇년이 지나면 주주가 될 수 있는 종업원 지주제를 대만 최초로 시행한 것에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타이완 실정에 맞는 기업문화를 만들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최근 IT서비스사업 진출과 제조시설을 중국에 이전하는 과정에서 타이완과 중국의 긴장된 관계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솔직한 견해를 밝혔다.
스탠 시 회장은 마지막으로 지난 25년에 걸쳐 개인적으로 가장 큰 보람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망설임 없이) “젊은 기업가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에이서가 할 수 있다면 당신 회사도 할 수 있고, 또 시 회장이 할 수 있으면 여러분들도 못할 것이 없다”는 말에 참석한 학생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고 크로니클 신문은 전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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