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맥닐리 선마이크시스템스 최고경영자는 연초 한 전시회에서 펭귄과 함께 모습을 나타내 화제를 모았다. 이는 앞으로 선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 리눅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었다. 맥닐리와 빌 게이츠 MS 회장은 수년간이나 서로를 비난해 왔다. 그동안 맥닐리는 MS와 빌 게이츠에 대해 ‘악의 제국’이라고 혹평한 것을 비롯해 MS의 ‘아웃룩’에 대해서는 바이러스 온상이라는 의미의 ‘아웃룩’이라고 폄하한 바 있다. 그리고 MS가 사운을 걸고 추진하는 웹서비스전략 ‘닷넷’에 대해서는 준비가 안된 제품이라는 의미로 닷낫(.Not) 혹은 멍청한 서비스라는 뜻의 닷넛(.Nut)이라고 깎아 내리고 있다. 맥닐리의 이러한 ‘험한 공세’는 MS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 선이 자바 전략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데 선과 MS는 개발툴·운용체계·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애플리케이션 서버·P2P 등 여러 방면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개발툴=선은 자바 기반 웹서비스 전략을 위해 선원(SUN ONE:Open Network Environment)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선원은 개발툴인 ‘포르테’와 서버 운용체계(OS)인 ‘솔라리스’ 그리고 e커머스 솔루션인 ‘아이플래닛’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대항해 MS는 닷넷(.NET)을 내놓고 있는데 닷넷은 OS인 ‘윈도XP’와 ‘윈도닷넷 서버’ 그리고 런타임 개발시스템인 ‘닷넷 프레임워크’, 개발 툴 패키지인 ‘비주얼 스튜디오 닷넷’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선원과 닷넷의 주요한 차이는 OS에 있다. 즉 MS는 닷넷의 운용체계로 윈도 하나만을 고집하는데 반해 선은 운용체계로 윈도뿐 아니라 리눅스, 유닉스 등을 허용하고 있다.대신 MS는 자바를 비롯해 비주얼베이식, C++, C# 같은 다양한 개발 언어를 닷넷에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운용체계=선은 유닉스 OS인 ‘솔라리스’에 ‘스파크’ 칩을 사용한 워크스테이션과 서버를 밀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리눅스를 파워로 하는 하드웨어 판매에도 나서고 있다. MS는 선의 유닉스 시스템에 대항해 윈도 서버와 워크스테이션의 프로세서 파워 및 그래픽 능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선은 지난 99년 독일 업체 스타디비전을 인수하는 등 MS에 대항해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 사업 참여 강도를 높여왔다. MS의 ‘오피스’를 격침시키기 위해 ‘스타 오피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애플리케이션 서버=선은 이 시장에서 ‘아이플래닛’이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패키지 형태인 아이플래닛은 웹서버를 비롯해 디렉터리 관리·포털 툴 등이 있는데 이중 디렉터리 소프트웨어만 유명세를 타고 있으며 전반적 아이플래닛 성적표는 초라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선은 아이플래닛에 클러스터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관련 전문 업체를 인수하는 등 아이플래닛 새단장에 팔을 걷고 있다. 숙명의 라이벌 MS도 선과 비슷한 디렉터리·웹서버·클러스터링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P2P서비스=양사는 분산컴퓨팅의 일종인 P2P 기술에서도 한치 양보없는 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선은 최근 P2P 사업 강화를 위해 ‘적스터’란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는데 시장전문가들은 적스터가 아직 비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반면 MS는 지난해 10월 P2P 선발업체인 그루브네트웍스에 51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역시 P2P 분야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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