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 주요 웹사이트 내용 역사기록으로 보존

브리티시라이브러리가 정보시대의 역사기록을 위한 한가지 방편으로, 정치·예술·문화·스포츠 등 사회 전분야에 걸친 주요 웹사이트들의 내용을 공식적인 역사기록인 아카이브의 형태로 정리, 보관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중에 있다.

 가디언지는 브리티시라이브러리가 지난해 5월 시작된 영국내 100여개의 중요 웹사이트들에 대한 실험적 아카이브화 작업을 최근 성공리에 마무리지었으며 이를 토대로 온라인정보의 아카이브화 작업을 사회 전분야의 주요 웹사이트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영국정부에 60만파운드의 추가예산배정을 요구한 것은 물론 의회를 대상으로 해서도 새로운 관련 법안의 제정을 요청할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브리티시라이브러리는 전자화된 현 사회의 기록을 후세로 전하기 위해서는 온라인정보의 아카이브화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수 많은 중요정보가 온라인상에서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정보들은 길면 수개월 빠르면 몇 일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브리티시라이브러리의 유럽·아메리카 컬렉션부 책임자 스티븐 베리는 “최근 박사학위논문의 경우 평균 20∼30개의 웹사이트 정보를 참고문헌으로 게재하고 있지만 이 정보들의 대부분은 이미 온라인상에서 삭제되어 버린 상태여서 그 진위를 확인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특정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록이 오직 웹사이트의 형태로만 존재할 경우 그 웹사이트의 폐쇄로 사건자체가 역사에서 사라지는 부작용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런던택시를 굴러다니는 캔버스로 삼아 새로운 화풍을 시험했던 영국 예술가들의 노력이 지금은 단지 하나의 웹사이트(cabgallery.com)로만 남아 이 웹사이트와 더불어 영영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긴급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온라인정보를 아카이브화 하는 작업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번 브리티시라이브러리의 실험 프로젝트의 경우 100여개의 웹사이트를 약 2만페이지의 아카이브로 정리하는 데만 무려 10개월 가까운 기간이 소요됐다는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브리티시라이브러리가 현재 아카이브화를 고려하고 있는 웹사이트의 수가 무려 1만개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기에 투자돼야 할 시간과 비용, 그리고 인력의 규모는 가히 짐작할 만하다.

또한 아카이브로 보존돼야 할 웹사이트를 선정하고 그 사이트에 접근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브리티시라이브러리는 현재 인쇄출판업자들처럼 웹사이트 운영자들 또한 자신들에게 일체의 온라인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해 주도록 영국의회가 새로운 법률안을 만들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정보의 기록과 보존에 관한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는 영국인들로서는 이번 브리티시라이브러리의 웹사이트 아카이브화 결정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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