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이동통신업체들이 휴대폰을 이용한 새로운 자금지불방법을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유럽은 영국의 보다폰과 독일의 T모바일 등 유럽의 주요 이동통신업체들이 휴대폰에 신용카드나 은행계좌 정보를 입력한 후 거래시마다 휴대폰 버튼을 눌러 자금을 지불하는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소비자들은 휴대폰을 이용해 자신의 은행계좌에서 상대편 계좌로 직접 자금을 이체하거나 아니면 거래대금을 전화요금으로 이전해 추후 정산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영국 보다폰의 경우 이미 새로운 결제시스템에 대한 모의실험을 끝마치고 일반 소매상들을 대상으로 그 전파준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폰의 소비자 서비스 담당임원 토머스 게이트너는 모의실험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면서 남은 일은 “일반 상인들을 대상으로 새 결제시스템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일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지불수단이 편리하고 안전하며 또 공개적일 경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휴대폰 결제시스템의 도입에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독일 T모바일 역시 보다폰과 비슷한 결제시스템을 준비해 일반 소비자들과 여타 통신업체들을 대상으로 그 사용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에 따르면 다른 이동통신업체들도 새로운 결제시스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휴대폰 지불방법이 의외로 빨리 유럽의 신 풍속도로 자리잡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낙관적인 태도와는 달리 휴대폰 결제시스템이 실패할 수밖에 없으리란 분석 또한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유럽에서 휴대폰 지불방법이 가장 먼저 실시된 핀란드의 경우 그 사용실적은 아주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수 년 전부터 소네라(Sonera)라는 이동통신업체가 휴대폰을 이용한 자금지불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헬싱키 노르디(Nordea) 증권의 통신분석가 테모 칼토는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이용해 각종 청구서를 처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는 빈도는 아주 낮다”고 말하고 “새로운 이동전화 서비스를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데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보다폰의 토머스 게이트너는 새로운 결제시스템의 성공이 그 편리성에 달렸다고 믿고 있다. 예를 들어 자판기에서 콜라 한 병을 사는 데 보다폰 가입자는 1번, T모바일 가입자는 2번, 오렌지 가입자는 3번 하는 식으로 휴대폰 버튼을 눌러대야 한다면 누구도 이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휴대폰 결제의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그 편리성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휴대폰 결제가 실제로 어떤 모습을 띠게 될지 그 성패만큼이나 관심이 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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