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초고속인터넷 및 전자상거래부문 업체들은 수혜주로 부상하는 반면 가전부문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관세를 원칙으로 하는 FTA가 발효되면 IT산업이 증시를 떠받치는 중추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득실관계에 따라 수출 및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업종과 수입확대에 따른 사업악화가 예상되는 업종간의 명암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여 그만큼 증시파장도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ADSL을 위시한 초고속서비스부문의 KT, 하나로통신 등의 일본 현지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일본 현지에 불고 있는 ADSL 열풍과 함께 FTA는 초고속망 사업 여건을 현재보다 훨씬 양호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초고속망 구축에 소요되는 각종 네트워크장비를 생산하는 다산인터네트, 웰링크, 넷웨이브, 이스텔시스템즈 등의 종목도 수요확대에 따른 파생수혜가 예상된다.
전자상거래부문은 FTA 발효가 곧바로 1억2000만 일본 국민을 추가 이용자로 확보하는 효과로 직결되기 때문에 B2C, B2B 사업주체뿐 아니라 솔루션부문의 동반수혜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다국적 전자상거래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겠지만 인터파크, 한솔CSN, 신세계I&C, 골드뱅크 등 국내 토종 브랜드의 사업확대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전자상거래 솔루션부문의 이네트, 소프트포럼, 핸디소프트 등도 수혜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이재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초고속인터넷, 전자상거래 관련업종은 일본보다 산업기틀이 잘 다져져있을 뿐 아니라 당장 현지 시장에 내놓는다 하더라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수혜폭이 큰 종목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연간 100억달러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데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전부문에서는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이미 지난 99년 수입선다변화제도 완전폐지 이후 최소 관세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산 가전제품의 국내유입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이 방어벽마저 없어지면 국내 가전업체의 타격은 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아남전자, 이트로닉스 등 차세대 AV사업을 추진중인 국내기업들에 FTA 발효는 커다란 장애요인이 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현재로선 일본에 비해 다소 약세에 있지만 기술간격을 줄이느냐 유지하느냐에 따라 호·악재가 판가름될 업종도 많다.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부문은 현실적으로는 상당한 격차가 존재하지만 품목 및 소재에 따라 충분히 일본을 따라잡거나 능가할 수 있는 부문이 많다. 엔씨소프트, 한빛소프트, 소프트맥스 등 전문분야에서 대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일수록 수혜가능성은 커질 전망이다.
또 TFT LCD 부품, LED장비, 반도체장비 등 주요 장비, 부품부문도 비슷한 입장에 놓여있다. 현실적인 기술경쟁에는 다소 뒤지지만 무관세, 시장환경 등을 종합해 대응할 경우 틈새경쟁력을 찾을 수 있는 부문이다.
민후식 동양증권 연구원은 “하드웨어(HW)업종의 경우 부품이나 기계의 대일의존도가 심하기 때문에 FTA는 심각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전체적 공통사항은 아니고 종목과 제품에 따라 차별화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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