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덕 과학재단 이사장 cdkim@koef.re.kr>
과학기술의 진보는 국력의 흥망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원인이다. 근대 세계 경제 발전의 역사는 과학적으로 후진국가들이 선진국가들과 격차를 줄이기 위한 피나는 노력의 역사다. 더구나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수준 높은 지식과 그 지식을 문서자료화(documentation)하여 지식 전파를 잘 하는 나라만이 신 경제 강국이 될 수 있다.
현대 역사에서 세계 경제의 중심은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다시 독일로 그리고 지금은 미국으로 바뀌어 왔다. 여기에 일본과 한국, 핀란드, 벨기에 등의 국가가 다른 축을 이루면서 빠른 발전을 이루고 있다. 후자의 국가들은 과학기술 전체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을지라도 일부 분야에서 기술적으로 우월하거나 추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인도의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이 이를 명쾌히 입증해 주고 있다. 지난 86년 간디정부가 ‘컴퓨터 소프트웨어 수출, 소프트웨어 개발과 육성정책’을 제정한 이래 탄탄한 기초과학을 밑바탕으로 소프트웨어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국부창출을 주도하고 또한 다른 분야에도 자극을 줘 동반상승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수출규모로 보면 2000년에 약 57억달러를 기록하고 있어 미국 다음가는 세계 제2위의 소프트웨어 수출대국이 되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연구개발과 직결되어 있으며 이는 그 나라의 기술개발정책과 추진체제 변화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도 85년부터 시작된 ‘초고집적 반도체 개발계획’에 따라 산·학·연·관이 협동해 공동연구개발에 매진한 결과, 4메가 D램에서 16, 64메가 D램 등으로 이어지는 기술개발로 선진국과 격차를 줄이고 16메가 D램부터는 상대국보다 우위에 서기 시작함으로서 추월전략이 성공하였고 기술개발이 생산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제1의 D램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 후발주자인 개발도상국일수록 선택과 집중의 원리를 잘 적용한 기술개발 전략을 세워 개발환경을 마련해주고 융통성을 최대한 부여하는 자율적 목표관리를 마련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추게 되어 ‘치열한 경쟁과 발전의 세기’인 21세기에 세계경제를 주도할 수 있고 종극적으로는 전반적인 과학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확고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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