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와 도이치텔레콤이 휴대폰 시장에서의 동맹관계 구축을 선언했다. 도이치텔레콤의 자회사 T-모바일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NET)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채택해 휴대폰을 통한 e메일 송수신 및 여타 데이터베이스 접근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곧 현실화될 3세대 이동통신시장을 대비해 양사가 기술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BBC 등 유럽의 주요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양사는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세빗(Cebit)전시회를 통해 이 같은 협력사실을 공표하고 향후 휴대폰 및 PDA 시장개척에 공동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도이치텔레콤의 론 솜머 CEO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이 “3세대 이동통신시장을 선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해, 이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간 도이치텔레콤은 휴대폰을 이용한 데이터베이스 접근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온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 고객들이 휴대폰을 이용해 자기 회사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신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의 이동통신업계로서는 새로운 수익창출의 기회를 맞게 된다는 계산이었다.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동맹관계 구축도 이러한 데이터베이스 접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에서 비롯되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유럽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도이치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동맹을 맺은 사실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간 유럽의 통신업계가 선(Sun)이나 오라클(Oracle)과 같은 유닉스 시스템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마이크로소프트의 네트워크 서비스 담당임원 브루스 린은 컴퓨터 비즈니스 리뷰를 통해 "비록 유럽 네트워크 시장에서 선이나 오라클이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그들이 제시하는 비용의 4분의 1밖에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동맹이 주로 비용 측면을 고려한 도이치텔레콤의 선택에 따른 것이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처럼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다른 유럽 통신업체들과도 비슷한 내용의 동맹관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럽의 통신네트워크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스마트폰이나 포켓PC와 같은 자사의 PDA 관련제품 판매와 관련해 이 시장이 엄청난 잠재력을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T-모바일은 향후 휴대형단말기 제조업체들이 제작한 통신기기들에 대해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스마트폰 및 포켓 PC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이동전화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T-모바일이 독일은 물론 영국, 미국, 동유럽 등 세계적으로 67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거대 이동통신업체라는 점을 상기하면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PDA시장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이번 도이치텔레콤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동맹관계 구축을 획기적이라고 말하는 일부 전문가들의 평가처럼 이들의 동맹이 유럽의 휴대폰 및 PDA시장에 어떤 바람을 몰고 올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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