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제작사의 다큐수출활기

 지난 2000년 초까지만 해도 지상파방송사업자들의 하청업체 지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교양이나 다큐물위주의 독립제작사 프로그램이 최근 아시아지역을 벗어나 유럽 등 선진국에도 본격적으로 수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독립제작사들은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저작권일체를 지상파방송사에 몰수당하면서 프로그램 해외수출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나 지난 2000년 5월 KBS가 미주지역을 제외한 해외판권을 돌려주면서부터 해외공략을 시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특히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의 한류열풍에 따른 드라마나 영화수출외에도 교양물로 분류되는 우리의 일상을 우리의 시각으로 다룬 다큐프로그램이 선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다큐미니시리즈 인간극장:리스프로, 제3비젼 제작’의 경우 아시아전역에 대한 위성 및 케이블TV방송권 19편이 지난 1월 홍콩의 E아시아위성채널에 판매돼 아시아인들을 대상으로 방송중이다. ‘인간극장’은 평범한 한국인들을 소재로 담담하게 그려낸 휴먼 다큐물로 해외시장에 판매가 쉽지않다는 예상을 깬 작품이다.

 인디컴이 지난 95년 제작·방송했던 ‘세계영화기행’은 독립제작사가 국내 제작한 다큐물 중 최대의 대박작이다. ‘세계영화기행’은 지난해 10월부터 프랑스방송사 Multithematique의 영화전문채널에서 매주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영되는 외에 중국과 중동을 포함한 아시아지역, 브라질 등에 방송권이 판매됐고 스페인에서는 비디오판권이 판매됐다. 지금까지 판매된 해외 판권료는 40만달러를 넘어섰으며 현재 이탈리아 채널 방영권을 놓고 협상이 진행중이다.

 허브넷이 제작공급한 ‘VJ특공대’는 지난해 중국, 일본 외에도 싱가포르 방송사인 미디어사에 판매돼 지상파와 위성을 통해 방송되고 있으며 최근 영국의 그라나다TV가 이의 방영을 위한 사전계약을 체결했다.

 이밖에 지오프로덕션 제작의 ‘세계의 노인들 12부작’이 중국·홍콩·대만·싱가포르에, 인디컴 제작의 ‘일류기술의 현장 20부작’ 및 ‘생명시대 20부작’이 아시아 외에도 이탈리아·아프리카·중동지역에, 한국환경생태계연구협회 제작의 ‘자연다큐멘터리시리즈 35부작’도 홍콩·중동지역에 판매됐다.

 방송프로그램해외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독립제작사의 해외수출 열기를 북돋우기 위해서는 현재 독립제작사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있는 저작권문제에 대해 정부가 개입, 해당업체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줘야한다”고 지적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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