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HP와 컴팩 합병에 대해 주주들이 던진 최종 표집계가 늦어지는 이유는 이번 표대결이 위임장 대결이기 때문이다.
그간 휴렛과 HP는 각각 맥킨지 뉴욕지부와 인니스프리M&A를 위임장 주관 대리사로 선정, 90만명에 달하는 주주들을 자기편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전쟁을 방불케하는 경쟁을 벌였다. 위임장 표 대결시 보통 절차가 기관보다 단순한 개인투자자들의 결정이 먼저 나는데 개인주주들은 합병에 찬성할 경우 흰색카드 그리고 반대할 경우 녹색카드를 각각 HP와 휴렛 측에 보낸다. 하지만 90만명의 주주들은 원하는 만큼 투표를 할 수 있는데, 예컨대 찬성의 의미로 흰색카드를 주총 전에 미리 HP측에 보냈어도 실제 투표장소에 와서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최종 투표인 반대표가 집계된다. 이때문에 HP와 휴렛측이 잠정 집계한 결과가 공식 개표 결과와 다를 수 있으며 또 최종 개표 작업을 지연시키는 이유가 되고 있다. 또 기관의 경우에는 개인주주와 달리 투표 관리인으로 행사하는 은행에 먼저 보통 찬반 여부를 통보한다. 그러면 은행은 이를 위임장 집결소인 오토매틱 데이터에 전화나 팩스로 보내고 최종 공식 발표는 이번 주총 주관사인 IVS어소시에이츠가 맡는다. IVS어소시에이츠는 HP 강당에서 끝난 투표함을 자사 사무실이 있는 뉴워크로 가지고 와 25명의 직원을 동원, 검표작업에 들어가는데 이 작업이 수주일 걸린다.
혹시라도 있을 불미스런 일을 막기 위해 IVS의 투표함 이동 경로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IVS의 대표 마이클 바베라는 “1∼2주에 끝나는 작업이 아니다. 그렇다고 1∼2개월 걸리는 것도 아니다”며 “워낙 박빙이라서 수주일 걸릴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측은 모두 최초 개표 이후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한차례씩 갖고 있는데 만약 어느 한쪽이 이의를 제기하면 시일은 더 길어 질 수도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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