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보드 유통업체가 PC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OEM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니텍전자·엠에스디·제이씨현·지피컴 등의 주기판 유통업체들은 최근 현주컴퓨터·주연컴퓨터·세이퍼 등 PC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OEM 공급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메인보드 유통업체들이 최근 소매시장의 주기판 판매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OEM시장에 잇따라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는 중견 PC업체인 현주컴퓨터에 올 한해 약 20만장의 메인보드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유니텍이 기록한 보드매출의 40%에 육박하는 물량으로 유니텍전자는 올 초 현주컴퓨터와 OEM공급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메인보드를 공급하고 있다.
또 이 회사는 주연테크·세이퍼컴퓨터 등 중견 PC업체에도 메인보드를 공급하는 등 지난해 OEM 공급물량 36만장에 비해 16% 늘어난 약 42만장을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해 약 30만장의 주기판을 OEM시장에 공급한 엠에스디(대표 윤영태)는 최근 중견 PC업체들이 선보이는 AMD 완제 PC 시장 공략을 위해 중저가의 AMD 주기판을 출시하는 등 공급망을 적극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각 PC업체와 수시로 계약을 맺고 보드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올해 약 40만장의 메인보드를 판매할 계획이다.
제이씨현(대표 차현배)은 최근 현주컴퓨터와 계약을 맺고 국내 독점 공급중인 기가바이트사의 메인보드 ‘GA-8SDX’를 평균단가 10만원에 연간 10만대를 공급키로 했다. 이번에 공급되는 물량은 전년 매출액 1585억원 대비 6.3%에 해당하는 대규모 계약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OEM공급을 통해 3만여대를 판매했으나 올해는 현주컴퓨터와의 계약에 힘입어 OEM공급을 통해 15만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피컴(대표 황선준)은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세컨드 PC시장을 겨냥해 마이크로 보드 공급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용산 등지에서 세컨드 PC를 판매하는 제이엣씨·와라컴·베스트원·하드피아 등에 월 4000대 가량의 주기판을 공급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올 초 중견 PC업체들이 잇따라 AMD 완제 PC 제조에 나선 것에 힘입어 올해 메인보드 OEM 시장규모가 지난해 80만대에서 12% 성장한 9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견 PC업체의 입장에서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물건을 공급받을 경우 AS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여신거래를 통해 자금을 한층 여유있게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OEM 물량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PC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OEM 공급은 소매시장과 달리 경기를 타지 않고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유통업체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하지만 시장규모와 대상업체가 한정돼 있어 유통업체들간 가격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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