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주파수 대역을 놓고 이를 확보하려는 통신사업자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1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정부통신부가 2.3㎓ 주파수 대역을 재활용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KT, 하나로통신 등 통신사업자들은 본격적인 주파수 활용을 통해 기득권 유지에 나섰으며 두루넷 등은 정통부에 이 주파수의 재분배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KT(대표 이상철)는 지난 16일 LG전자와 공동으로 2.3㎓ 대역의 무선가입자망용 주파수를 활용한 초고속 무선데이터 기술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달 안으로 2.3㎓대에서 활용 가능한 유망기술을 선정해 시험시스템을 구축, 서비스 상용화 준비를 완료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2Mbps급 초고속 무선데이터 서비스의 상용화 준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부터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KT의 이같은 방침은 2.3㎓대역의 주파수를 민영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보해 이 대역을 이용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도 유선인터넷의 영역을 무선인터넷의 영역으로 넓히기 위해 이미 이 부문 상용화 계획을 발표한 상황이다. 지난 1월에는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2.3㎓ 주파수를 이용한 초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연회를 가졌다. 하나로통신의 이같은 방침은 가입자망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업권을 받은 시내전화사업자로서 가입자망용으로 분배한 주파수를 이용해 인터넷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으로 2.3㎓ 주파수 사용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 업체들이 나름대로 상용화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의 사업을 위해 준비하는 성격이지 않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평가하면서도 “이미 WLL용으로 분배된 2.3㎓대역은 초고속 무선접속용으로 활용하도록 용도를 변경, 사업자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공정한 절차를 거쳐 재배치한다는 재활용 계획만 세워진 상태”라고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현재 이를 위해 전담반을 편성, 재활용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의 결과에 따라 주파수 재분배 작업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미 2.3㎓ 주파수 재분배를 주장해온 두루넷 등 업체의 요구에 직면한 정통부와 기존 주파수 대역을 지키려는 KT·하나로통신간 갈등은 당분간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치열한 공방이 계속될 전망이다. 두루넷은 특히 기존 유선 네트워크가 담당하지 못하는 서비스 음영지역을 수용하고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위해서는 2.3㎓ 주파수 분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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