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피부로 느낄 만큼은 아닙니다. 상가 매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완연한 소비 회복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단 졸업, 입학시즌과 관련해 통신기기나 PC·주변기기의 판매가 점차 올라가고 있습니다.”
최근 소비가 살아난다고 말은 많지만 실물 경기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전자상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상가를 방문하는 고객은 크게 늘었지만 이들이 직접 구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한결같은 목소리다.
국내의 대표 전자몰의 하나인 테크노마트의 박상후 경영기획실 부장은 대선이나 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두고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단지 ‘분위기’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춘계 마케팅이 시작되는 3월이 지나봐야 상가 경기를 진단할 수 있지만 아직 눈에 띌만큼 매출이 호전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테크노마트 각 매장 매출은 연말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특소세 인하 영향으로 일부 수입 가전이나 고선명TV 등 고가 가전 위주로 10% 정도 상승했다.
전자유통의 메카 ‘용산 전자상가’도 마찬가지다. 전자랜드를 비롯한 용산 전자상가는 졸업·입학에 혼수시즌이 겹치면서 매년 이맘 때 특수를 기대하는 시점이지만 움추려진 소비심리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전언다. 특히 용산은 만약 경기가 회복된다면 지난 99년 이후 상가 상인들의 매장 매매가 크게 늘어 점포 주인이 자주 바뀌는 현상이 진정되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윤기병 용산 나진컴퓨터 상우회 회장은 “졸업·입학 시즌에 따라 지난달 컴퓨터 판매량이 조금 늘어나긴 했지만 개학과 함께 다시 상가를 찾는 손님이 줄어 들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 전자상가는 상가마다 매출의 기복이 있지만 통신기기와 데스크톱PC·노트북PC를 제외하고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꽁꽁 언 소비심리가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제전자센터나 일이삼전자타운도 고가 수입 가전품과 데스크톱PC·노트북PC 등 정보기기 제품이 10∼15% 정도 올랐을 뿐 일반 소비자의 경기를 알 수 있는 일반 가전 제품의 수요는 여전히 묶여 있어 알려진 것과 같이 완연한 경기회복 소비세는 아니라고 상가 분위기를 전했다.
정호찬 국제전자센터 조합 이사장은 “상가 활성화를 위해 여러가지 판촉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매출 부진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최소한의 매출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계속해서 판촉 활동을 벌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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