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거품경제와 9·11 테러사태로 침체에 빠진 세계 정보통신 업계의 재도약은 가능한가.”
13일부터 20일까지 8일간 독일의 중북부 도시 하노버시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 쇼인 ‘CeBIT(Center for Bureau of Information and Telecommunications)2002’ 전시회는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올 세빗쇼에 전시되는 출품 업체의 동향을 보면 통신단말기·디지털기술 제품과 함께 인터넷과 e비즈니스 분야가 전세계 바이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노버박람회 특별전시장에는 리눅스 전시장, 위성기술 전시장, DSL기술 전시장, 블루투스 전시장,무선랜표준인 WiFi 전시장, 광전송기술 전시장 등 소형 전시장이 세계 각지의 전문바이어 맞이 단장을 끝냈다. 이는 하드웨어(HW)뿐 아니라 정보통신 네트워크와 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SW)기술까지 원하는 세빗 방문객들의 열망을 그대로 반영하려는 주최측의 노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7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3회를 맞는 세빗2002 전시회는 전세계 59개국 8319개 업체가 참가해 컴덱스를 저만치 물리치고 이제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IT전시회로 자리잡았다. 전세계에서 참가하는 바이어들만도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올 세빗쇼는 유럽의 12개국이 ‘유로’라는 단일통화체계를 구축하고 경제적 통합과 효율성을 모색하기 시작한 지 석달도 안된 시점에 열려 더욱 관심거리다. 유럽시장에서 경제회복의 돌파구를 열려는 세계 각지의 IT산업인들이 전시회에 거는 기대도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다.
이를 말해 주듯 이번 전시회에서는 세계 최대 SW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사장인 스티브 발머가 연설하게 된다. 또 독일 정보통신및미디어협회(BITKOM) 회장인 폴커 융과 독일 수상인 게르하르트 슈뢰더가 공식적으로 박람회 개막을 선언하게 된다.
하노버메세전시회측은 우리나라의 코엑스 전시장 태평양홀만한 전시장 27곳을 마련해 IT전시가 이뤄지도록 준비하고 있다.
총 44만2025㎡(약 13만평) 규모의 이전시장에서 전세계 IT업계는 이들의 기술을 세계에 소개하고 지난해 개발한 제품의 판매 가능성과 역내 수출확대 가능성을 점치게 된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 일본, 대만 등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국가의 1058개 기업들이 참가하는 등 세빗 역사상 처음으로 출품업체수가 1000개사를 돌파하면서 입지확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IT경기 위축에 따라 상당한 수출감소세를 보였던 전세계 업체들은 미국경기의 회복 가능성에 기대면서도 독일 및 유럽시장의 신시장 확보에 신경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올 세빗 쇼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신제품과 관련 기술간 정보교류 및 협력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유럽형 이동통신 단말기인 GSM과 서비스 확산을 앞둔 GPRS, 디지털TV, 전력선통신기술 등에 거는 전세계 업체들의 기대는 한층 뜨겁다.
(2)국내 기업 150여사 대거참여
국내 기업들도 올해 유럽지역에서 판매되는 제품 동향 및 신제품 출시 계획을 파악하고 본격공략에 나서기 위해 150여개 업체가 대거 참여한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세원텔레콤, 맥슨텔레콤, 스탠더드텔레콤 등 이동통신단말기 업체들이 GSM단말기와 함께 2.5세대 GSM으로 불리는 GPRS단말기 수요확보를 위해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바이어 끌기에 나서게 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 빅3는 또한 대형 모니터·디지털 TV 전시를 통해 소니 필립스 등 세게 유수의 디지털디스플레이업체들과 기술력을 다투게 된다. 또 PC 노트북을 내놓는 삼보컴퓨터를 비롯, 착실히 뿌리를 내려온 PDA업체·모니터업체·MP3P·컴퓨터주변기기 제조업체들이 참여해 유럽시장 공략의 포문을 열게 된다. 이들의 기술력 또한 세계적으로 손색이 없어 올해 우리기업들의 유럽권 시장에 대한 착실한 공략이 이어진다면 올 세빗쇼를 계기로 새로운 유럽시장 도약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체로는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63인치 PDP TV, 세계 최대 최고화질 40인치 TFT LCD TV와 유럽식 GPRS 및 동기식 단말기로 유럽시장을 공략한다. 삼성전자도 정보관과 통신관에 이어 새로 OA관을 설치, ‘디지털세계의 경험, 얇고 가벼운 무선’ 등을 주제로 내세운 500점의 전시품으로 유럽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모바일로 즐기는 생활’이란 구호를 내세운 LG전자도 GPRS·cdma2000 1x 단말기를 전시하고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인근 국가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60인치 PDP와 50인치, 42인치, 40인치 등의 제품과 LCD제품 등을 소개해 디지털시대를 맞이한 세계 전자시장에서 가전명가의 인지도를 굳히기에 나선다.
대우전자도 LCD모니터 시리즈, 스펙트럼 TFT LCD모니터, 벽걸이 TV 겸용 모니터와 60인치 디지털 TV, 디지털 홈시네마 시스템, DVD는 물론 CDR/CDRW에 기록된 오디오와 폭넓은 디스크 호환성 제품군을 소개하며 국내 최초의 40Gb HDD 비디오 리코더로 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견기업인 세원텔레콤과 맥슨텔레콤 등 중견기업은 공동 부스를 마련해 유럽식 2.5세대 GSM모델인 GPRS단말기, 컬러CDMA단말기, 디지털카메라폰 등 다양한 신제품을 보이면서 소니에릭슨, 노키아 등 세계적 기업과 경쟁하게 된다. 무선PDA 통신장비업체인 세양정보통신과 PDA업체인 제이텔 등이 처음으로 독립부스를 설치해 참가해 해외시장 확대를 통한 약진을 모색하게 된다. 또 전력선통신(PLC)업체인 젤라인은 유럽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 2000년 이래 3년연속 참여하고 있다.
올해 세빗 쇼 명실상부한 세계최대 전시회로 부상할 듯 <사진-필요하면 >
세빗쇼는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중심의 전시회로 명성을 떨쳐 왔다. 90년대 중반 미국에서 SW와 인터넷 관련 기술의 급진전이 이뤄진 만큼 그동안 세빗쇼에서 SW분야의 기술이 모니터, 통신단말기 등의 분야에 비해 처져 온 느낌을 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해 하노버박람회 주최측은 전통적으로 HW에 강점을 보여온 이 전시회에 올해 처음으로 SW와 인터넷솔루션 분야 전시장을 마련한다. 또 통신 및 네트워크 분야를 위한 새로운 전시관을 마련했다. 이외에 데이터 자동화전, IT엔지니어링 솔루션전, IT보안 및 카드기술전, 은행기기 및 기술전 등이 전시된다.
전세계 IT산업계는 올 세빗쇼를 계기로 세계 정보통신 전시회의 중심축이 기존의 미국 컴덱스에서 독일 세빗쪽으로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 주목하게 될 것이다. 세빗2002는 올 쇼를 계기로 정보기기·통신용 HW는 물론 SW를 크게 강화하면서 규모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명실상부하게 세계 최대 쇼로 발돋움하게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하노버·독일 특별취재반= 반장 이재구차장, 유형준기자, 정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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