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PC시장이 지난해 4분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상승세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지난해 4분기 러시아의 PC 출고물량이 6만7000대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시장조사기업 IDC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러한 수치는 2001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5%나 증가한 것이며 종전 최고 기록인 97년 4분기의 48만3000대에 비해서도 무려 12만대나 늘어난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같은 기간 영국·독일·프랑스 등 서유럽의 PC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가운데 러시아 시장만 유독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자못 크다고 IDC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 IDC 러시아의 안드레이 베르코보드는 “러시아의 IT시장이 지난 9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안정과 성장을 겸비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말하고 이에 따라 “러시아의 PC시장도 지난 2000년 중반부터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현재 러시아의 PC시장은 유럽에서 다섯번째로 큰 규모이며 전체 PC수요의 약 85%를 국내 생산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러시아의 PC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에는 몇 가지 뚜렷한 이유가 있다. 우선 러시아 정부의 E-러시아 플랜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4분기 러시아 정부는 농촌 지역 학교들의 컴퓨터 교육을 위해 6만대의 PC를 일시에 발주한 바 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에도 이어져 이번 달 말에는 9만대의 PC와 8000대의 모뎀 등 관련기기가 정부발주형식으로 구매될 예정이며 오는 5월말에는 약 1만여곳의 학교가 신규 교육용 PC구매에 나설 계획이다. 러시아 정부는 자라나는 신세대에 대한 PC교육을 강화해 러시아를 인도에 버금가는 IT인력 제공기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한편 최근의 정치경제적 안정을 기반으로 기업의 PC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러시아의 PC시장 성장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소다. 컴팩 러시아의 마케팅담당 임원 스비야토슬라프소로킨은 “아직 러시아 업체들은 컴퓨터를 단순 사무용 기기라기 보다는 하나의 중요한 투자대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의 정치경제적 불안정으로 기업의 PC수요가 답보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최근의 정치경제적 안정으로 러시아 기업들의 PC수요가 비약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소로킨은 “러시아 기업들은 이제 막 PC를 사무실에 장착하는 초기 단계에 와 있다”고 밝히고 이에 따라 앞으로 기업의 PC수요는 지금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기업의 PC수요와 더불어 일반 소비자들의 PC수요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잘 말해주는 것이 최근 러시아에서 불고 있는 인터넷 붐이다. 러시아 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에서 인터넷을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인구는 약 430만명에 달해 2000년에 비해 3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을 부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인구까지 합하면 그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러시아의 인터넷 사용인구는 그 추계가 무의미할 정도로 미미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비약적인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빠른 증가속도를 감안해 대다수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인터넷 사용인구가 2010년까지 26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일반인들의 PC수요가 그만큼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최근 러시아에 불고 있는 IT바람을 감안할 때 이 나라가 유럽의 신흥 PC시장으로 각광을 받을 날도 그렇게 멀지만은 않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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