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안업체들이 한정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지난해부터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면서 국가별 특성에 맞는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을 일찌감치 준비해온 보안업체들은 국내와 같이 현재 시장현황에 맞춘 솔루션과 직접 영업방식으로 접근했으나 대부분 현지 전시회 참석에 만족할 정도로 별다른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국시장에 대거 입성하면서 현지화 작업과 함께 현지 인프라 발전에 맞춰 한단계 앞선 제품으로 ‘선점’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 보안업계가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해외시장인 일본의 경우 현지 방식에 맞춘 판매전략을 세우면서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제품과 대적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만리장성은 기가비트로 뛰어넘는다=중국의 특성상 공안부 인증을 통해야만 판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지난해 많은 국내 보안업체들이 중국 공안부의 판매인증 획득을 최우선과제로 추진해 시큐어소프트·인젠·시큐아이닷컴·시큐브·퓨쳐시스템 등이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중국내 판매가 가능해진 이후에는 중국업체와 전략 제휴 및 합작사 설립 등으로 현지 시장에 뿌리내리기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시장에서 까다로운 절차를 밟고 굳이 중국 현지업체와 제휴 내지는 협력관계를 체결하는 것은 중국내 아직까지 남아있는 폐쇄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안정된 판매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힘께나 쓰는’ 기업들과 손을 잡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보안시장은 월단위로 변화되는 것과 달리 중국은 분기별로 변화가 되기 때문에 발빠른 신제품 출시보다는 정부와 관련있는 대형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 보안시장을 국내에서 ‘한물간’ 하급의 방화벽 정도로 접근했다가는 크게 손해를 볼 수 있다. 중국은 인프라를 최근에 구축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초고속망으로 구축하고 있다. 따라서 보안제품도 이에 맞는 고속트래픽 처리 제품으로 접근해야 내년부터 본격적인 판매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베이징·상하이·광저우·중칭 등 대도시 위주로 기가비트급 초고속망이 구축되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 이같은 인프라 환경에 맞는 기가비트 보안제품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이미 이같은 추세에 맞춰 중국시장 공략에 나선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시큐아이닷컴은 올 하반기 기가비트 보안제품 수요에 대비해 지난해 8월 기가비트 방화벽에 대해 중국 공안부 인증을 획득하고 동방전자, 진링 등 중국내 SI업체와 보안전문 총판업체와 15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달 중에는 중국 옌타이의 전력국에 6만달러 규모의 기가비트 방화벽 제품을 설치할 예정이다.
△일본은 현지 관행에 맞춰라=일본의 보안시장은 우리나라와 대비할 때 1∼2년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이제 막 확대시기를 맞고 있다. 이에 반해 현지 보안솔루션 개발업체는 5개 가량 포진하고 있어 이미 국내에서 200여개 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거쳤던 국내 업체들에는 올해 상반기가 일본시장 진출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본시장은 안철수연구소·하우리 등 백신업체들이 가장 먼저 진출해 이달중에 지사를 설립할 정도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에 반해 네트워크 보안솔루션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시장타진 단계를 거쳐 올해부터 본격적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시큐어소프트·인젠·윈스테크넷·어울림정보통신 등이다.
현재 일본내 보안솔루션 판매는 5개 대형 총판업체들이 전국 판매망을 구축하고 외산제품을 공급하는 형태다. 따라서 솔루션업체들의 직접 판매는 거의 어려운 상태다. 또 올 들어 일본에서 부상하고 있는 침입탐지시스템(IDS)은 미국 아이에스에스가 자사 IDS제품인 ‘리얼시큐어’로 일본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거의 선점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업체들은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우선 대형채널 확보에 주력하는 한편 리얼시큐어보다 한단계 앞선 제품으로 올 하반기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시큐어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일본 현지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상반기내에 대형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물밑작업에 들어갔다. 또 일본시장에서 아직까지 접근하기 어려운 하드웨어 통합 보안솔루션으로 시장성을 타진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인젠은 일본 후지쯔와 제휴를 맺고 이를 통해 통합보안 제품군을 판매할 계획이며 윈스테크넷도 최근 업그레이드한 IDS제품으로 향후 6개월 이내에 리얼시큐어의 인지도를 따라잡는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김대연 윈스테크넷 사장은 “IDS의 경우 기술력 면에서 국산 솔루션이 앞질러 있기 때문에 현지 전략만 제대로 세우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국내업체들이 일본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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