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개국>꿈의 디지털 `우주영상` 시대로

 3월 1일에는 140여개의 다채널과 디지털 고화질을 제공하는 꿈의 ‘디지털위성방송 시대’가 활짝 열린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KBS·MBC·SBS 등 지상파방송사들의 디지털방송이 이뤄지고 있어 디지털위성방송의 개막은 지상파와 위성을 포함하는 본격적인 디지털방송 시대가 시작되는 것을 의미한다.

 위성방송은 오는 2005년까지 4년 동안 디지털TV 수상기, 디지털방송 프로그램 제작 등 관련 산업에 7조원의 생산 유발과 함께 6만여명의 신규고용이 창출되는 등 산업적인 면에서 엄청난 파급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위성방송의 영향은 눈에 보이는 산업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생활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위성방송은 고품질·다채널·다기능 서비스를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품질로 제공하게 되며, 양방향 데이터방송서비스를 통해 정보 창고로서의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데이터방송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디지털TV와 인터넷을 결합한 새로운 기술인 DVB-MHP 방식으로 오는 5월 말 개최되는 월드컵 경기에 맞춰 선보이게 된다.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플랫폼사업자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대표 강현두 http://www.skylife.co.kr)은 개국 시점에 PPV(Pay Per View) 채널 10개를 포함한 86개 비디오 채널과 60개의 오디오 채널 등 146개 채널을 서비스하고 2005년까지 가용채널을 300여개로 늘릴 계획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처음부터 고선명(HD)TV 방송을 송출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HDTV를 보기 위해서는 수백만원대의 디지털 전용TV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표준(SD)TV의 경우 기존 아날로그 수상기로도 저렴한 가격으로 셋톱박스만 설치하면 선명한 화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SD급 방송을 내보내다가 단계적으로 HD급 편성비율을 높여 나가게 된다.

 또 위성방송은 이동 중에도 선명한 고화질로 시청이 가능하다. 차량이나 선박 등에서도 달리면서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동수신을 위해서는 별도로 능동안테나를 설치해야 한다.

 위성방송은 고화질·양방향서비스와 함께 수백개의 채널을 제공한다는 점이 타매체와 차별화된다. 이 중 시청자가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선택의 폭이 다양한 채널이라고 할 수 있다. 지상파의 경우 5개에 불과하고 케이블TV도 40∼50개가 고작인 데 반해 위성은 최대 300개까지 채널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입자가 이 많은 채널을 모두 본다는 것은 무리다. 이 때문에 스카이라이프는 시청자가 기호에 따라 채널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 패키지와 요금제도를 마련했다.

 스카이라이프 채널은 보급형인 ‘스카이온 패키지’를 기본적으로 선택한 후 추가로 다른 패키지를 선택하는 플러스 옵션 방식으로 운용된다.

 42개 채널이 제공되는 스카이온 패키지 가격은 8000원으로 여기에 채널이 추가될 때마다 비용도 함께 늘어나는 형식이다.

 보급형 패키지인 스카이온은 종합영화채널·종합스포츠채널·지상파·홈쇼핑, 그리고 드라마를 포함하는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과 CD 이상의 음질로 서비스되는 디지털오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스카이플러스100이나 EPG를 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장르의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위성방송이 ‘다채널’과 함께 기존 매체와 차별화된 장점으로 부각시키는 것이 바로 ‘데이터방송서비스’다. 흔히 유럽 지역에서 인터랙티브서비스로 표현되는 양방향데이터서비스는 디지털방송 신호 외에 부가적으로 데이터신호를 전송함으로써 가입자가 다양한 정보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

 이에 따라 데이터방송서비스가 본격화되면 그동안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던 TV가 ‘하는 TV’로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위성방송 가입자는 TV를 통해 증권·날씨 정보 등을 검색할 수 있고,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촬영 장소 및 줄거리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지금까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던 입체적인 부가서비스들이 현실화된다.

 그러나 위성방송 개국과 동시에 모든 데이터방송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스카이라이프는 3월 개국 시점에 TV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전자프로그램가이드(EPG)서비스 등 간단한 기능만을 지원하는 경제형 셋톱박스를 보급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양방향데이터방송서비스는 복잡한 기능을 지원하는 표준형 셋톱박스가 보급되는 월드컵 개최 전후에나 가능하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도 그것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거나 판매할 수 있는 유통망을 갖추지 못했다면 잘 팔려 나갈 수 없다.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위성방송도 사업 초기의 성패가 마케팅에 달려 있다고 보고 다양한 홍보전략과 유통망 구축, 상품 및 가격 선정 등에 부심하고 있다.

 ‘아깝다 청춘, ∼도 못보고’라는 유행어는 스카이라이프가 신문·TV·버스 광고 등을 통해 전국적으로 위성방송을 홍보하면서 알려진 것이다. 이런 소비자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지난 12월 초 예약가입에 들어간 스카이라이프는 석 달 만에 목표치인 20만명을 훨씬 뛰어넘어 40여만명을 가입시키는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이들 예약가입자가 100% 실제가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스카이라이프는 콘텐츠 상품의 차별화, 디지털상품과 번들상품 개발, 적극적인 제휴전략 등을 통해 초기시장을 확실히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스카이라이프는 케이블과 중계유선방송사업자에 대응키 위해 지난해 유통점 모집에 나서 전국에서 700여개의 영업점 구축을 완료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사업 첫해인 올해 50만가입자를 확보하고 2005년까지는 275만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올해 1186억원에서 2005년에는 7887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스카이라이프는 지상파의 재송신문제가 사업 초기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앞날이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위성방송은 지상파와 케이블로 양분되던 방송계를 3개 영역으로 확대시키면서 고화질과 다채널·데이터방송서비스 등을 무기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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