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항공우주기술을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각 부처에 분산돼 있는 산업정책 및 관련 기술 개발업무를 종합적으로 조정할 상설기구로 가칭 ‘항공우주산업기획단’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출연연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항공우주 분야 산업정책 및 관련 기술 개발업무는 총리실·재정경제부·예산기획처·국방부·산자부·건교부·정통부·과기부 등 관할 사항과 사업과제에 따라 여러 부처로 분산, 수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동일 분야에 대한 정책 및 기술 개발사업을 경쟁적으로 추진, 미국의 NASA나 프랑스의 국립우주연구소(CNES) 같은 일관된 정책 집행 기능을 갖는 조직이 없어 중복투자가 될 뿐 아니라 경제적인 효율성 저하로 산업경쟁력마저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항공우주 관련 분야 전문가들은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의 ‘정책심의회’와 과학기술기본법의 ‘과학기술위원회’가 설치돼 있으나 모두 명목상 기능을 가진 비상설기구여서 적절한 정책적 조율이나 조정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최근 항공우주 관련 부처가 정책적인 통일성·효율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부처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가시적인 성과는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상설기구인 가칭 항공우주산업기획단을 설치해 각 부처로 분산돼 있는 항공우주관련 사업을 종합·구성·기획·심의·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관련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항공우주 분야와 관련된 국가 연구기관의 전문화와 육성문제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의 산업 및 연구 구조가 한정된 연구인력 및 예산을 분산시켜 부문별로 연구에 필요한 최소 인원의 형성을 막아 항공기 부분의 연구개발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항공 분야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항우연·대한항공 등이 각각 군용기와 민용기 부문을 나눠 사업과 기술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나 민군 겸용기술은 과감히 민간 쪽으로 이양해 확보된 기술의 공동사용과 투자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밖에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세제·금융 혜택 및 재정지원을 통해 항공기의 조립이나 기계가공 등 기계산업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항공우주산업의 정책적 육성 또한 긴요한 실정이다.
현재 국방 관련 사업(KFP, F-5E/F, 500MD 등)은 100% 정부의 재정적 지원으로 이뤄지고 있어 생산기술은 일정수준에 올라 있으나 설계기술 및 시험평가기술 등에서는 미흡한 투자로 대만이나 브라질 및 인도네시아 등에도 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다.
출연연 관계자는 “항공기산업을 부품조립 단계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개발 쪽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며 “하드웨어보다 고급인력의 활용이 가능한 설계 등 소프트웨어 쪽으로 투자 방향을 선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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